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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by 글쓰남 2018.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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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광석이 부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랫말을 쓴 시인이자, 시집 『상처적 체질』 등을 통해 상처와 외로움을 진솔한 언어로 표현해온 시인 류근의 신작 산문집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이 출간된다. KBS TV <역사저널 그날>에 3년 넘게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역사 해석의 유연한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던 시인이 ‘웃기고도 슬픈 사랑과 인생’을 풀어낸 이 산문집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페이스북에 올린 700여 편의 글 중에서 특별히 많은 사랑을 받은 글로 엄선한 161편과 사진 27컷이 담겨있다. 소통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확하고 매력적인 글을 쓰기 위해 참고할 정도로 적확한 표현을 위해 고심하는 시인은 ‘아픈 것은 더 아프게, 슬픈 것은 더 슬프게’ 하려는 의도로 솔직 담백한 감성 토로에 더해 유머러스한 과장을 활용함으로써 인생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시인은 생의 무게에 짓눌려 “돌아갈 곳도 딱히 없으면서 어디론가 늘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이 오랜 버릇!”이라고 탄식하면서 상처와 사랑을 동시에 끌어안고자 한다.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 사람의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마음이 가장 깊고, 넓고, 힘센 것”이라 믿는 그는 스스로를 ‘삼류 트로트 연애시인’이라 칭하며 하루를 견뎌내는 사람들, 사랑에 울고 웃는 여린 마음들에 주목한다. 반려견 ‘들비’의 눈빛에서 어머니를 떠올리고, 모르는 여인의 눈물에서조차 슬픔을 공감하며, 동네 시장의 초라한 행사에서도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등 순간을 포착해 섬세한 언어로 형상화했다.



5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산문집에는 희망을 기다리거나, 팍팍한 일상을 견디거나, 과거를 돌아보거나, 세파에 휘청이거나, 마음에 상처를 입는 ‘그대’와 나누고픈 시인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비와 술에 취해 시(詩)와 애인을 생각하느라 밤새 뒤척이다가 시래깃국으로 새로운 희망을 다지며 남아있는 삶을 궁리하는 시인의 생활은 절망과 희망을 반복하는데, 농담인 듯 혼잣말인 듯 털어놓는 짤막한 글 속에 깊은 권태와 방황, 외로움과 쓸쓸함을 견디는 자의 내면이 녹아들어 있다. 


“나의 이데올로기는 낭만주의”라 외치는 류근 시인,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순정과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시인이 들려주는 재치 있는 유머와 담담한 고백, 생의 통찰을 담은 산문집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오늘을 다시 보게 하고 메마른 일상에 휴식과 활력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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