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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쇼 미 더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로 배우는 군사·경제·정치

by 글쓰남 2018.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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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미 더 스타크래프트 - 10점
이성원 지음/동아시아



한국인에게 스타크래프트는 게임 이상이다. 스타크래프트는 PC방이라는 문화를 만들었고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명절 때가 되면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과 PC방에 가서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다 보니, 발매 20주년을 맞은 스타크래프트는 어느새 ‘민속놀이’의 반열에 올랐다. 

20년 가까이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로 표기)를 즐기던 저자는 <스타>가 교양으로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래서 <스타>를 복잡한 사회과학적 현상을 해석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우리가 <삼국지>나 <손자병법> 같은 고전들을 소재로 전략이나 처세, 경영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처럼,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스타>라는 텍스트를 가지고 군사 전략, 경제 이론, 정치·외교 현안을 살펴본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우리 편 레이스(테란의 비행유닛) 5기와 상대방 레이스 3기가 붙으면 우리 편 레이스는 몇 기가 남을까? 단순하게 계산하면, ‘5-3=2’이기 때문에 레이스 2기가 남아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스타>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절대 그런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우리 편 레이스 4기가 남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란체스터 제2법칙’이라는 군사 원리가 숨어 있다. 두 세력 간의 전투 후 살아남는 전력은, 각 세력의 차가 아니라 루트 제곱의 차라는 것이다. 

아니면 상대가 초반 러시를 할까 두려워 기본 병력을 뽑아야 하는 상황을 ‘죄수의 딜레마’, ‘내시균형’ 같은 경제 이론을 적용해 설명할 수 있다. 방어타워에 투자하다가 낭비가 발생하는 상황은 ‘외부비경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배틀 크루저와 골리앗을 확보하고 있을 때 스카우트와 드라군 조합을 어떻게 상대할지 고민하면서 ‘기회비용’의 개념을 습득할 수 있다. 경제학 교재에서 봤으면 여러 번 읽었어야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었을 개념과 설명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사례는 <스타>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미 그런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단지 ‘왜’ 그렇게 되는지만 몰랐을 뿐이다. 이 책에서는 어렵고 골치 아픈 이론들을 <스타>라는 치트키를 활용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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