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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코끼리의 여행

by 글쓰남 2016.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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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여행 - 10점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해냄
“이보다 더 단숨에 빠져드는 소설은 없을 것이다.” ―《뉴욕타임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손에서 재탄생한
유쾌하고 매혹적인 실화

리스본에서 빈까지 유럽 대륙을 종단한 코끼리 ‘솔로몬’이 있었다!
구교와 신교, 물질적 가치와 영적 의미 사이에서 벌어지는 절묘한 유머와 위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실화를 소설화한 유일의 장편소설



이동수단커녕 도로정비도 제대로 안 된 16세기 유럽에서 한 마리 인도코끼리를 포르투갈 리스본부터 오스트리아 빈까지 수송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게다가 그 코끼리가 다름 아닌 오스트리아 대공의 결혼 선물이었다면? 놀랍고도 믿기 어려운 사건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상상력을 통해 장편소설로 재탄생했다. 마침표와 쉼표 외에는 문장부호를 사용하지 않고 단락 구분도 드문, 게다가 제목 없는 18개의 장을 끝없이 이어가는 주제 사라마구 소설의 특색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흡인력을 발휘한다.
환상적 리얼리즘의 대표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코끼리의 여행』은 1551년, 포르투갈 국왕 부부가 오스트리아의 사촌 막시밀리안 대공에게 코끼리 ‘솔로몬’을 선물한 실제 사건에서 출발한다. 종교 개혁과 재정난으로 몸살을 앓던 포르투갈이 신교인 루터주의에 동조하는 대공에게 ‘진귀한’ 코끼리를 보냄으로써, 사료 값도 못하는 처치 곤란의 후피 동물도 해결하고 구교의 매서운 눈초리도 피하는 묘안은, 가장 필요 없는 것이 가장 값진 것이 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4톤이 넘는 코끼리의 안전에 철저히 맞춰진 호송대가 느릿한 걸음으로 도적을 피해, 때로는 코끼리 과시를 위해 멀리 돌아가는 길은 인생의 우여곡절에 비견할 만하다. 이리 떼와 흙먼지, 폭우와 알프스의 설산은 물론이고, 코끼리를 권모술수에 끌어들이려는 성직자까지 덮치니 호송대의 험난한 여정이 마치 유머러스한 영웅서사시를 보는 듯하다.
내레이터가 대뜸 소설에 개입해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권력에 대한 비평을 놓치지 않는 것도 사라마구 작품의 특징이다. 16세기와 21세기를 오가는 수다스런 내레이터는 시대에 따라 바뀌는 관념과 표현 안에 정작 본질이 어디 있는가를 꼬집는다. 대공의 말 한 마디에 코끼리 솔로몬의 이름이 술래이만으로 읽히고, 인도인 코끼리 몰이꾼 수브흐로의 이름이 프리츠로 정해지는 것이나, “경박 때문에 존중을 희생하고, 미학 때문에 윤리를 희생하는” 인간에 떠밀려 가면서도 때때로 인간보다 더 절제된 행동을 보여주는 코끼리 솔로몬의 모습은 인간의 허영과 위선, 욕망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를 돌아보게 만든다.
“가장 낙관적이고 장난스러우며 유머가 넘치는 매혹적인 책”(《로스앤젤레스타임스》), “이보다 더 단숨에 빠져드는 소설은 없을 것이다”(《뉴욕타임스》)라는 해외 언론의 격찬을 받은 『코끼리의 여행』은, 주제 사라마구가 풀어낸 인간 본성과 권력에 대한 숙고의 열매로서 독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인간의 조건 3부작’인 『눈먼 자들의 도시』 『동굴』 『도플갱어』와 함께, 『돌뗏목』 『리스본 쟁탈전』, 그리고 『눈뜬 자들의 도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수도원의 비망록』 『예수복음』 『죽음의 중지』 『카인』 등으로 심도 있는 작품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의 욕구를 꾸준히 충족시켜 온 (주)해냄은 앞으로 작가의 초기작인 『바닥에서 일어서서』『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 등을 계속 출간하며 ‘주제 사라마구가 펼쳐내는 알레고리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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