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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한길사 |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두 여성의 60여 년간의 우정을 그린 ‘나폴리 4부작’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가 릴라와 레누라는 주인공의 유년기와 사춘기를 그렸다면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청년기를 다룬다. 그들의 청년기는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성장하면서 느끼는 내면의 두려움, 사랑에 대한 두려움, 선택과 결정,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러나 그 두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두 여성의 우정과 연대다. 인간의 감성을 샅샅이 파헤친 지극히 가벼운 소설 같지만 거대한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하고 전통적인 플롯 안에 다층적인 주제를 담아낸 ‘나폴리 4부작’에 전 세계가 여전히 열광하는 이유다.
여전히 ‘페란테 열병’을 앓다
엘레나 페란테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필명을 사용해 글을 쓰고 있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과 2015년 스트레가상 최종후보로 지명됐을 때도 페란테는 오직 서면으로만 자신의 소감을 밝힐 뿐 시상식장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페란테는 작가에 관한 모든 것은 소설 안에 있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작가가 등장하지 않아도 작품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으며 작가가 등장하는 순간 오랜 시간 동안 집약된 집단 지성의 결과인 소설의 가치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작가의 의지가 이렇게 확고한데도 이탈리아 탐사보도 전문기자 클라우디 가티는 페란테의 전속출판사 ‘에디치오니 e/o’의 재무내역을 조사해 독일문학 번역가 아니타 라자가 페란테라고 주장했다. 클라우디 가티의 보도는 전 세계적으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작가 해밀턴 놀란은 페란테의 정체를 밝히는 행위야말로 언론의 의무가 무엇인지 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가디언』지의 데보라 오르는 “작가의 정체를 알지 않으려는 독자의 권리를 가티가 침해했다”고 주장했으며 소설가 에리 데 루카는 “가티는 자신의 익명성을 지키려는 사람을 조사할 것이 아니라 탈세자의 재산을 조사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영미권에서 페란테 출판권을 갖고 있는 유로파 에디션의 편집장 마이클 레이놀드는 “우리는 가티가 페란테의 가면을 벗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것과 관련해 작가에게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우리는 이 논란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작가의 정체와 관련된 또 하나의 추측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종류의 추측에 대해서 우리는 부인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을 것이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페란테의 정체와 관련된 논란이 더욱 뜨거웠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나폴리 4부작’이 페란테의 자전소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페란테 정체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데도 전 세계 독자들은 “페란테를 내버려두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페란테 열병’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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