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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 - 소셜 미디어와 게임 문화의 영향을 다룬 개정판

by 글쓰남 2018.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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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 - 10점
고든 뉴펠드.가보 마테 지음, 김현아 옮김/북라인

이 책은 부모들이 겪고 있는 양육의 어려움, 아이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고통의 원인을, 아이가 부모와의 애착을 상실하고 또래 관계에 매달리는 데에서 찾는다. 확실히 요즘 아이들은 또래들을 보며 무엇이 좋은지,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지, 심지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를 결정한다. 아동심리학자인 고든 뉴펠드는 이처럼 부모가 아닌 또래 집단이 아이의 윤리관과 가치관, 행동 양식, 정체성에 주요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부정적인 결과들을 양산하는 현상을 ‘또래지향성’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동심리학자와 의사가 공동집필한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그래서 어느새 ‘정상적인’ 것이 되어 버린 또래지향성이 부모와 아이, 사회에 미친 결과들을 파고든다. 두 사람은 특히 사회성과 독립성을 키운다는 이유로 많은 부모가 너무 일찍부터 아이를 품에서 떼어내 냉혹하고 경쟁적인 또래들의 세계로 내몰고 있는 현실에 큰 우려를 표한다. 결국 아이는 부모를 떠나 또래들에게 의존하게 되는데, 애초의 기대나 바람과 달리 아이는 그 과정에서 성장의 기회를 잃는 동시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까지 입게 된다. 더욱이 우리 사회에는 부모 역할을 지원하고 그 임무를 신성시하는 사회적·경제적 기반마저 없어진 상태다. 



모든 아이는 부모와의 애착을 통해 자아를 깨닫고 성장하며 서서히 사회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자연적인 일이다. 이 애착 단계를 무시하고 바로 사회성으로 건너뛸 수는 없으며, 이 애착 관계는 아이에게 부모가 필요할 때까지, 적어도 태어나서 19세 이전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물론 아이의 또래 관계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일이지만, 아이가 부모를 거부하고 또래 관계에 의존해 서로가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다. 성장기의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또래 친구들이 아닌, 아이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을 부모와 책임 있는 어른들이다. 보살피는 어른들과의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된 아이일수록 자아를 잃지 않고 또래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다.


두 사람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일이고, 육아와 교육의 중심에 관계가 있듯이 문제의 해결책도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아이와의 관계가 견고한 부모는 전문가들이 권하는 양육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즉 머리가 아닌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행동한다. 따라서 두 사람은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닌 아이를 위해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부모와 아이의 관계, 부모에 대한 아이의 애착을 회복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설명한다. 



이 책은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또래지향성이 무엇이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된 원인을 설명한다. 2부와 3부에서는 또래지향성에 의해 어떻게 부모의 힘이 약해지고 아이의 성장이 가로막히는지를 설명하는 한편, 아이의 자연적인 성장과 발달에 대해서 설명한다. 4부에서는 아이와의 지속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방법을, 5부와 6부에서는 또래 집단의 유혹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6부에서 디지털 기기와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새롭게 대두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두 사람은 부모의 양육 본능을 죽이고 천부적인 권위를 갉아먹으며 전문가의 조언이라는 매뉴얼에 따라 가슴이 아닌 머리로 부모 노릇을 하게 만든 또래지향성 현상을 이해하고, 아이를 키우는 데 절대적인 애착의 역할을 인식하도록 도와 준다. 이들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데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왜 아이와의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지, 그것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자연스럽게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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