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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 서경식

by 글쓰남 2018.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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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 10점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반비

이 책은 저자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로마, 페라라, 볼로냐, 밀라노 등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를 방문해 다양한 예술가들과 예술작품을 만나고 생각한 바를 기록한 여행 에세이이다. 저자의 이탈리아에 대한 열렬한 관심은 전작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미 알 만한 것이다. 저자는 이탈리아의 작가인 프리모 레비의 삶을 조명한 에세이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로 마르코폴로상을 수상한 바 있고, 카라바조, 단테, 미켈란젤로, 나탈리 긴츠부르그, 레오네 긴츠부르그 등 이탈리아의 여러 작가와 예술가를 소개하는 글을 여러 차례 써왔다. 

하지만 이 책에 엮인 내용은 조금 특별하다. 이탈리아 유대인의 역사, 1,2차 세계대전 시기 이탈리아 저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이전과 연결되지만 주된 관심은 ‘근대 인문학의 황혼’이라고 할 법한 시대적 변화로 한 발 옮겨져 있다. 60대의 저자가 찾은 이탈리아는 어딘가 조금 달라졌다. 이탈리아뿐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전쟁으로부터의 교훈, 역사로부터의 교훈을 망각하고 이전보다 더욱 더 천박해져간다. 인간은 애초부터 잔혹하고 어리석은 존재였지만 간혹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어떤 근대적인 시도가, 예술적이고 정치적인 시도가 반짝 하고 빛났던 시기가 있다. 그 시기의 기억은 계속해서 희미해져가지만, 그 시기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새로운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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