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 - 곽재식 지음/엘릭시르 |
“아는 이야기 중에 제일 무서운 이야기,
남이 돈 번 이야기 중에 제일 기막힌 이야기,
누구 바람난 이야기 중에 최대한 길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
셋 중에 하나 골라서 이야기해주세요.”
기나긴 백수 생활을 청산하고 싶은 규동은, 어느 날 차세대 인터넷 미디어 벤처 회사라 칭하는 곳에서 면접 오라는 연락을 받고 사무실로 향한다. 그런데 이 회사라는 곳이, 사장이라는 사람이, 도무지 수상하고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면접시험은 ‘이야기’. 난데없이 세 가지 이야기 가운데 하나를 해보란다. 이 회사, 괜찮은 걸까?
『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은 알 수 없는 회사의 면접 장면부터 시작한다. 정체불명의 회사 대표와 어떻게든 백수를 면해보려는 입사 지원자의 마치 만담과도 같은 대화는, 대체 앞으로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종잡을 수 없으면서도 한편으로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미스터리라고는 하지만 도입에 해당하는 ‘문제편’에서는 도무지 무슨 장르인지 짐작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풀이편’에 이르러야 수수께끼가 드러나고 단서들이 제공되며 이야기가 선명해진다.
흔히 생각하는 미스터리 장르를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다면 당혹스러움을 느낄지 모르겠다. 하지만 회사 대표와 신입사원 콤비의 톡톡 터지는 입담은 이 작품이 무슨 장르인지 신경쓰지 않게 될 만큼 유쾌하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여기에 제시된 수수께끼와 그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이 본격 미스터리에 준할 만큼 꽤나 논리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발랄한 캐릭터, 재치 있는 대화들, 참신한 소재, 그리고 수수께끼 풀이까지, 이제까지의 장르로는 정의 내릴 수 없는 새로운 미스터리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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