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 김재인 지음/동아시아 |
과연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원리를 찾아, 인간의 ‘마음’을 묻다!
책은 앞서 본 한 가지 질문에서 시작한다.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생각’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정작 앨런 튜링은 ‘생각하다(think)’를 정의내리지 않고, “튜링 검사(조사자가 5분간 대화를 나눈 뒤 대화 상대가 사람인지 기계인지를 판단한다. 사람이라고 오인받는 경우가 30%를 넘는 기계는 튜링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본다)를 통과한 경우 생각한다고 보자”라고만 제안했었다. 저자 김재인은 이것이 튜링에게 최선이었으리라고 평가한다. 우리는 생각과 마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며, 당장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생각과 마음이 있다는 것조차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만이 내가 생각하고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하고 증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주관적’ 대상이다. 이 논의는 책의 5장과 6장에서 플라톤과 데카르트를 읽으며 서구 사회를 지배해온 몸과 마음의 이원론과 이것이 현재 인공지능 개발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이어진다. 또, 마음, 몸, 생명 등에 대해 생물학, 뇌과학, 심리학, 철학, 공학 등의 분야에서 연구된 성과들을 확인하며 ‘마음’이 무엇인지 답하고자 했던 인간의 노력들을 검토한다.
동시에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는 우리의 ‘지능’이 진화의 산물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인간(생명체)이나 인공지능(기계)이나 해결해야 할 문제에 맞닥뜨린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런데 인공지능에게 문제란 인간이 정해준 과제인 반면, 생명체에게 문제는 환경으로부터 닥쳐오는 생존의 과제이고 ‘문제의 포착과 해결’은 진화의 과정이 된다. 즉, 인간과 인공지능이 겪는 문제나 문제 해결이 서로 다른 위상을 갖는 것이다. 책은 기계학습 전문가인 페드로 도밍고스(Pedro Domingos)의 말을 인용하며, 인공지능의 핵심인 알고리즘은 자신의 고유한 의지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성취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알고리즘이든 프로그램이든 목적에 맞게 인간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고, 기계는 과거의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학습할 뿐이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도 단지 계산만 뛰어날 뿐이며, 따라서 그것을 뛰어넘을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이 책이 인공지능에 대해 확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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