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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십자가 위의 악마

by 글쓰남 2016.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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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위의 악마 - 10점
응구기 와 티옹오 지음, 정소영 옮김/창비

아프리카 현대문학의 상징 응구기 와 티옹오
탈식민주의 문학과 아프리카 문학의 분기점을 이룬 소설

응구기 와 티옹오는 아프리카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치누아 아체베 등과 함께 탈식민주의 문학을 이끌어왔으며, 매년 유력한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로 꼽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영국 식민 지배하의 케냐에서 태어나, 1964년의 독립 이후에도 식민체제의 굴레에서 벗어나 못하는 조국의 현실을 마주하며 신식민주의의 실상을 알리고 자신의 땅을 일구고 지키는 민중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노력해왔다.
『십자가 위의 악마』는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해오던 응구기가 케냐의 토착어인 기쿠유어로 돌아와 쓴 첫 작품이자, 기쿠유어로 씌어진 최초의 현대 소설이다. 1977년 케냐 사회를 풍자한 연극을 직접 집필, 상연한 직후 교도소에 수감된 채 그곳에서 화장지에 몰래 써내려간 작품으로, 토착언어와 문화전통에 천착한 글쓰기라는 문학적 주제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한다. 서구 열강 및 지배계급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과 풍자를 담은 이 작품의 발간 이후 응구기는 미국으로 떠나야 했는데, 작가의 작품세계나 개인사의 면에서 있어서도 분기점에 놓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한국 구비문학의 정신을 되살린 김지하의 『오적』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작품에서 다루는 현실 또한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와 꼭 닮아 있어 한국 독자들에게는 낯선 나라의, 하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이야기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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