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나누는 그림 편지 - 배성호.요시다 히로하루 지음/초록개구리 |
▷ 한일 교류의 물꼬 터 줄 따뜻한 그림 편지
이 책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한국과 일본의 초등학생들이 서로의 일상과 문화를 알아 나가기 위해 주고받은 그림 편지를 묶은 것이다.
2015년은 일본의 식민 지배가 끝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자,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다. 한국과 일본이 오랜 갈등을 끝내고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갈 작은 계기가 되었지만, 현재 전격적인 위안부 합의와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이전 문제 등으로 두 나라는 악화 일로에 있다. 역사적·정치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가 많기에 두 나라의 관계가 쉽게 나아지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오랫동안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일본의 침략에 대해 자세히 배우고, 그러면서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키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국을 침략한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아이들은 대체로 그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 혹은 알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무의식적으로 색안경을 쓰고 일본을 바라보는 한국 아이들과 한국에 무관심한 일본 아이들이 성장하면 어떻게 될까? 불행히도 다음 세대에 양국 관계가 지금보다 나아지리라 희망할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의 초등학교 교사 두 명은 두 나라의 오랜 갈등을 풀 실마리를 역설적으로 아이들의 소통에서 찾고자 했다. 한일 어린이들이 주고받은 편지는 싸우느라 마음이 굳어진 두 나라의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 바다 건너 친구들과 주고받은 오랜 우정의 기록
한일 어린이들의 편지 교류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여름, 배성호 교사는 ‘한일역사교육학술대회’에서 만난 일본의 요시다 히로하루 교사에게 그림 편지 교류를 제안했다. 그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인 요시다 히로하루 교사는 그해 가을, 반 아이들과 함께 한국으로 첫 번째 그림 편지를 띄웠다. 일본 친구들의 편지를 받은 한국 아이들은 환호했다. 바로 답장을 보냈고, 이렇게 물꼬를 튼 편지 교류는 5년 동안 이어졌다.
이 책은 한국과 일본 어린이들이 주고받은 그림 편지 중 아이들의 마음이 잘 표현된 것을 고른 뒤 주제별로 나누어 다시 구성한 것이다. 한국 어린이 34명, 일본 어린이 42명 등 총 76명의 어린이들의 그림 편지가 실려 있다.
아이들은 자기 소개, 하루 일과, 좋아하는 만화와 캐릭터, 여름 방학 생활, 운동회 등 소소한 이야기부터 전통문화, 장래희망, 평화에 대한 생각 등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까지 자연스레 주고받으면서 공감대를 이루었다. 언어가 다르다는 사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아이들은 서로의 전통문화, 음식문화, 놀이문화, 언어 등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스스럼없이 그것을 받아들였다.
▷ 교류는 편견과 오해를 없애는 평화의 시작
아이들은 각각 한국과 일본에 있는 특정 초등학교 0학년 0반 아이들에게 직접 편지를 쓰고 또 그 친구들로부터 답장을 받았기 때문에, 이웃 나라 친구들의 편지를 한층 흥미롭고 친근하게 받아들였다. 일본에 재해가 일어나거나 반대로 한국에 재해가 일어나면, 아이들은 이웃 나라 친구들의 안부부터 걱정했다. 이렇듯 다른 나라의 또래와 교류하는 것은 그 나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없애고 서로를 존중하는 기초가 된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놓인 막중한 과제에 대해 말하기 전에, 어릴 때부터 마음을 나누고 즐거운 경험을 쌓는 일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편지를 주고받은 한국 어린이 한 명은 “예전에는 일본 사람은 모두 나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젠 일본 친구들도 우리처럼 평범한 어린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림 편지를 통해 두 나라 아이들은 이웃 나라 친구들도 자신과 다름없는 어린이라는 점을 알고, 서로를 아끼는 친구로 거듭났다.
일본 아이들과 직접 편지를 주고받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 역시 일본에 대한 학습된 선입견과 막연한 미움을 내려놓고 일본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 나라 친구들의 나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편지 교류에 참여한 한일 어린이들뿐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훗날 양국 관계를 돈독하게 할 평화의 씨앗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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