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을 두 개로 나눈 보수의 시대, 진보의 시대
우리는 왜 《진보의 미래》를 다시 읽어야 하는가?
한국은 아직도 보수의 나라다. 반공이 모든 것을 지배한 나라. 아직도 색깔 공세가 통하는 나라. (111쪽)
권력을 사유화한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애국’을 강조하며 피의자 신분의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등장한 그들만의 집회에서는, 비상식을 상식으로 바꾸어 놓으려는 광장의 촛불을 ‘종북’으로 매도한다. 탄핵 심판 최후 변론에서 박 대통령 대변인은 “탄핵은 반란이다, 김정은이 촛불 부추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2017년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종북몰이’는 유효한 것인가.
탄핵의 격랑, 혼란한 국정을 수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할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쓴 《진보의 미래》를 다시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
1. 지금 우리 사회는 ‘국가의 역할’을 둘러싼 진보와 보수 간의 논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현실과 미래에 행복한 삶을 꾸려가기 위해서 어떤 사회가 필요하며, 그 사회를 위해서 국가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이 책에는 “정부가 돈을 얼마나 더 거둬서 얼마나 더 쓸 것인지, 또 어디에 쓸 것인지”의 문제, “빈부 격차와 노동보호에 관한 문제”, “분배와 재분배에 관한 문제” 등의 대안에 관한 고민이 담겨 있다.
2. 어떤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인가? 복지와 분배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음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의 화두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힘없는 보통 사람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갈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이 성공할 수 있는가?’, ‘행복한 나라를 위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우리는 복지, 분배, 그리고 연대에 관한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3. 우리는 왜 정치가 바뀌기만을 바라고 있는가. 우리가 먼저 바뀔 수는 없을까. 이 책은 시민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말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무대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그 주체를 ‘시민’에서 찾는다. “내가 말하는 시민이라는 것은 자기와 세계의 관계를 이해하는 사람, 자기와 정치, 자기와 권력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적어도 자기의 몫을 주장할 줄 알고 자기 몫을 넘어서 내 이웃과 정치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행동하는 시민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권력의 주체인 ‘시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다.
진보의 미래 (특별 보급판) - 노무현 지음/동녘 |
4. “진보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다시 생각해본다. “진보의 동력은 뭐냐, 결국 사람들의 의식이다. 난 이렇게 생각해요. 사람의 의식에는 사상도 있고 정서도 있어요. 이런 것을 통틀어 문화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요? 결국 역사의 진보는 문화적인 변화가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죠.”라고 노무현 대통령은 말한다. 병사가 있어야 작전을 하듯 병사는 그 사회의 통념을 지배할 수 있는 수준의 사상과 세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진보적 사상을 갖춘 시민의 역할에 관해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
5. 참여정부의 집권 세력이 맞닥뜨렸던 한미FTA, 민영화, 노동유연화 등의 상황은 여전히 진보 세력의 몫으로 남아있다. 전면적으로 신자유주의의 대세를 거역하지 못했던 참여정부에 대한 반성과 함께 그랬기기 때문에 이런 ‘자본’에 맞설 ‘조직된 힘’에 관한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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