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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치욕스러운 역사에 대한
가감 없는 기록
“막말로 누가 저항을 하다 장렬히 전사해서, 그게 어떤 또 다른 분노의 기폭제가 되고 다른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면 모르지. 아니잖아. 이건 그냥 개죽음인 거야. 저항한 사람 쫓겨나고, 동조한 사람 쫓겨나고. 그 자리에 누구 들어와. 진압군이랑 그 졸병들 들어오잖아.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진압군을 향해 저항할까? 아니지. 더 위축되지. 다 봤는데. 역시 해 봐야 안 돼, 해 봐야 저렇게 될 뿐이야 하는 학습효과만 강해졌지.
그리고 또, 어떻게 해 봐야 이미 일베 뉴스잖아. 지금 우리가 하는 저항이라는 게 뭐야. 당신들 일베 뉴스 너무 심하게 하는 거 아닙니까? 이 정도 외치다가 전사하는 건데, 그러면 그게 받아들여져서 적당한 일베 뉴스 하면 괜찮은 거야? 아니잖아. 일베 뉴스 자체가 문제인데. 적당한 일베 뉴스를 하자고 저항하다가 전사하자? 너무 소모적이라는 거지. 지금은 일단 버티고 살아남는 게 우선일 수밖에 없어.” - 본문 중에서
공영방송 MBC는 왜 저항을 멈추었을까?
24만 명이 관람한 다큐 영화 〈공범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0년 동안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과 그 공범자들의 실체를 담아낸 영화를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대
통령이 탄핵되고 정권이 교체되는 동안 MBC는 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그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잉여와 도구》가 출간되었다. 저자 임명현은 MBC 기자이면서 기자가 아니다. 2012년 파업 이후 파업 참가자들은 보도국에서 배제되어왔는데, 평조합원으로 참여한 후 말과 글의 힘을 빼앗긴 내부인이자 저널리스트로서 공영방송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내부인들의 증언을 통해 보여준다.
170일이라는 공영방송 사상 최장기 파업이 끝난 후 MBC 경영진은 비인격적 인사관리를 통해 뉴스를 생산하는 저널리스트들을 길들여왔고, 작은 저항에도 거듭되는 징계는 뉴스 생산 조직을 해체하다시피 했다. 더 나아가 파업 대체 인력으로 뽑은 시용기자와 파업 종료 이후 입사한 경력기자의 존재를 악용하는 인사정책은 공영방송에서 저널리즘을 실종시키고 말았다.
“평소 ‘MBC NEWS’ 마이크 태그가 비뚤어지기만 해도 바로잡으라고 알려주는데, 태그를 아예 달지 않고 있어도 뉴스센터에서 누구 하나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다. 부끄러운 게 아니라 쪽팔려서 뉴스센터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내내 눈물이 났다.”(27~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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