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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남성이 혐오인 줄도 모르고 혐오를 일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김여사’를 보자. 운전에 서툰 여성을 조롱하는 표현인 ‘김여사’는 이제 일상적인 말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김여사’가 왜 이리 많을까? 이는 무엇보다 남성들이 여성 운전자가 낸 사고에만 욕을 해대기 때문이다.
여성 운전자만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난폭 운전으로 인한 사고와 대형 사고를 내는 쪽은 남성이 월등히 많다. 그럼에도 남성들은 여성 운전자를 비난하는 데에만 열심이다. 김여사가 이렇게 많이 양산된 데는 남성 운전자의 성별은 알리지 않으면서 유독 여성 운전자만 성별을 알려주는 언론의 책임도 크다. 맘충이란 말도 마찬가지다. 남성들은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 엄마들을 맘충이라고 욕하지만,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민폐를 끼치는 쪽은 엄마보다 남성일 때가 훨씬 많다.
이 책은 우리 사회 곳곳에 침투한 여성 혐오를 여러 측면에서 보여주며, 혐오와 차별을 없애달라는 여성들에게 ‘여자도 군대 가라’며 역차별 운운하는 남성들의 주장이 억지에 불과함을 역설하고 있다.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 서민 지음/다시봄 |
남성들은 정부에 군복무 2년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징병제 말고 다른 대안이 뭐가 있는지 연구하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야지 지금의 제도가 바뀐다. 군 생활에 청춘을 바쳤다는 이유로 애꿎은 여성들에게 그 분노를 쏟아내기보다 그 편이 훨씬 더 낫지 않겠는가? (34쪽)
남성들은 “그건 어디까지나 일부일 뿐 나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남성들의 침묵과 방조가 아니었다면 여성 혐오가 이렇게 만연하지 않았으리라. (64~65쪽)
남성들은 왜 여성을 혐오할까? 저자는 대학을 나와도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현실이 남성들로 하여금 분풀이할 대상을 찾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가진 자들에게 분노를 표출해봤자 소용도 없고 불이익을 당할 우려도 있으니 보다 만만한 약자, 즉 여성이 분풀이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 혐오는 어떻게 확산되었을까? 포털 사이트 다음이나 네이버에 댓글을 쓰는 이는 90% 정도가 남성이다. 남성들은 여성 관련 기사 등 마음에 들지 않는 글에 떼로 몰려가 댓글 테러를 가하거나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을 쏟아부었다. 저자는 남성들이 여성들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수단으로 언어폭력을 쓴다고 지적한다. 우려스러운 일은 강남역 살인 사건처럼 여성에 대한 혐오가 언어폭력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적인 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일부 남성이 여성 혐오를 부추겼지만, 많은 남성이 그런 글에 동조하거나 침묵하는 사이 여혐은 이제 사회 문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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