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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어쩌다 디자인 / 장영진

by 글쓰남 2017.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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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디자인 - 10점
장영진 지음/안그라픽스

디자이너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리얼 디자이너 분투기

디자인이라는 말이 흔해졌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쓰인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디자이너가 어떻게 일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디자인에 대한 많은 고정관념은 보통 사람이건, 디자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건 마찬가지이다. 

『어쩌다 디자인』은 디자인 회사 영랩(Younglab)을 운영하는 디자이너 장영진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부닥친 고충을 써내려가며 시작되었다. 지은이는 동료 디자이너, 디자이너 지망생,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들, 그리고 디자인에 관심이 없지만 디자인 주위에 늘 있는 사람들과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자 카카오톡 플랫폼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 디자이너 지망생으로서, 디자이너로서, 클라이언트로서의 관점이 두루 담겨 있는 그의 글은 직종과 관심을 막론하고 수많은 이용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디자이너의 생활이 오롯이 담겨 있지만, 디자인 업계 종사자나 지망생만 공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직장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용히 끄덕일 수밖에 없다.



최종(진짜 최종)REAL.eps만 열두 번째

“내가 다 때려 치고 만다!”오늘도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을 삼킨다

『어쩌다 디자인』은 열여덟 편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예쁘게 해주세요」「이거랑 똑같이 해주세요」「살짝만 고쳐주세요」「이 느낌이 아닌데요」 등 클라이언트의 과하거나 어처구니없는 요구에서 시작되는 모든 글은, 지은이가 이 요구를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그러면서 디자인이란 무엇이고 디자이너가 ‘진짜 ’해야 하는 책무가 무엇인지까지 솔직하고 일상적인 어조로 서술되어 있다. 디자이너라면 어떤 상황인지 척 알아듣고 때로는 울화통이 터질 수 있다. 디자이너가 아니라면 “이게 뭐가 큰 문제지?”라고 갸우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읽다 보면 디자이너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되고, 직종은 다르지만 상사나 협력업체 등의 무리한 요구에 고민했던 경험을 자연스럽게 겹쳐 보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상사나 협력업체 등의 무리한 요구에 어떻게 현실적이고 지혜롭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 저자의 경험을 보면서 참고도 하고, 각자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어쩌다 디자인』에는 지은이의 하소연만 담긴 건 아니다. 디자인의 본질이 무엇인지, 디자이너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등 디자인에 대한 관점이 제시되어 있다. 각 제목과 한 컷 일러스트레이션은 디자인에 대한 관점이 도출되도록 이끈다. 결과 역시 각 글 말미에 촌철살인의 한 줄 코멘트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정리되어 있다. 재치 있는 그림으로 사랑받는 최진영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도 편안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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