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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문명과 전쟁 / 아자 가트 - War in Human Civilization

by 글쓰남 2017.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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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전쟁 - 10점
아자 가트 지음, 오숙은.이재만 옮김/교유서가

문명과 전쟁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공진화해왔는가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였다. 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명과 전쟁이 어떻게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며 공진화해왔는지를 추적하고 설명한다. 저자 가트는 인류 역사 속 폭력의 감소 추세를 논증하면서도 ‘평화의 승리’를 점치는 섣부른 환상을 경고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인류의 역사는 오히려 ‘폭력의 승리’, 강한 폭력이 약한 폭력을 제압하고 대체해온 과정이다. 평화는 그 부산물일 뿐이다. “사회 안에서 폭력적 죽음의 비율이 낮아진 것은 대개 폭력이 승리했기 때문이지 어떤 평화로운 합의 때문이 아니었다.”

‘문명과 전쟁의 공진화(共進化)’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루기 위해 저자는 자신의 본령인 군사학은 물론이고 진화론, 진화심리학, 동물행동학, 인류학, 고고학, 역사사회학, 정치학, 국제관계학 등 다양한 분과들을 연구했고, 저술에 무려 9년을 들였다. 이 책은 기존의 지식을 개관하거나 종합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수많은 연구와 논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문명과 전쟁의 상관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문명과 전쟁의 상관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이 책은 여러 학문을 결합한 다학제적 관점에서 우리 종의 기원부터 오늘날의 비재래식 테러 위협까지 다양한 논제들을 다룬다. 아울러 대규모 폭력 분쟁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였다는 것, 싸워서 얻고자 하는 대상과 인간 욕구의 대상이 줄곧 같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 세계의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전쟁의 추이를 추적하는 이 책은 인류 역사의 주요 단계들에 관한 통찰을 풍부하게 제공한다. 인간은 왜 치명적인 싸움을 벌일까? 전쟁은 인간의 본성에 뿌리박고 있을까 아니면 나중에 생긴 문화적 발명품일까? 세계 역사에서 농업의 출현, 국가의 등장, 문명의 탄생, 근대성과 민주주의의 도래 같은 주요한 발전은 전쟁과 어떤 관계일까? 전쟁은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을까 아니면 감소하고 있을까?



군사사상 및 군사전략 분야의 대가인 아자 가트

이 책으로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아자 가트는 이스라엘 학자로 군사사, 군사사상, 군사전략 분야의 대가다. 가트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과 하이파 대학에서 수학한 뒤 옥스퍼드 대학 올 소울스 칼리지에서 저명한 군사사가 마이클 하워드에게 박사과정 지도를 받았다. 하워드는 전쟁을 군대와 군사작전에 국한되는 좁은 의미로 보던 기존의 관점을 비판하며 ‘전쟁과 사회’라는 관점에서 양자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구할 것을 주장했다. 가트는 하워드의 이런 전쟁관을 공유한다.

저자는 호모 속이 진화한 200만 년 중 99.5퍼센트에 해당하는 199만 년 동안 모든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수렵채집 생활을 했다면서,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는 이 장구한 세월 동안 자연선택의 압력을 받으며 이루어졌다고 본다. 지난 1만 년간 농업을 시작으로 숨가쁘게 진행된 문화적 진화는 인류의 전체 진화에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인간의 싸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물학적 진화를 살펴보려면 지난 200만 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수렵채집 사회에서 싸움과 연관된 인간의 본성과 동기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원시전쟁의 패턴이 어떠했는지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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