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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메이커스 앤드 테이커스 - 경제를 성장시키는 자, 경제를 망가뜨리는 자

by 글쓰남 2018.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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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에서 4%만 책임지고 경제에서 7%의 역할만 하면서 전체 기업 수익의 25%를 가져가는 금융의 연금술!

블룸버그 올해 최고의 책. 
파이낸셜 타임스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도 여전히 미국의 경제 시스템은 치유되지 못한 채 병들어 있다. 그 질병의 이름은 바로 '금융화'다. 금융화란 금융과 금융적 사고방식이 기업과 경제의 모든 측면을 지배하게 되어 버린 현상을 뜻한다. 이 시스템 속에서 '만드는 자(maker)'들은 '거저먹는 자(taker)'들에게 예속되어 있다. '만드는 자'란 실질적인 경제 성장을 창출하는 일군의 사람, 기업, 아이디어다. '거저먹는 자'는 고장 난 시장 시스템을 이용하여 자기 배만 불리는 이들로, 여기에는 다수의 금융업자와 금융기관은 물론, 금융 중심적 사고에 사로잡힌 CEO, 정치인, 규제 담당자까지 들어간다. 이 책은 금융화를 초래한 월가와 워싱턴의 밀월 관계, 부자와 대기업에만 유리하도록 설계된 세법, 1970년대 말부터 누적된 여러 정책적 실책 등을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제시하며, 금융과 실물 경제 사이의 힘의 균형을 되찾을 것을 역설한다.


메이커스 앤드 테이커스 - 10점
라나 포루하 지음, 이유영 옮김/부키

애플은 왜 170억 달러를 빌려야 했을까


2013년 봄 애플의 CEO 팀 쿡은 170억 달러를 차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상식적으로 볼 때 이는 무척 이상한 결정이었다. 당시 세계 최고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던 애플은 이미 은행에 무려 1450억 달러가 넘는 현금을 쌓아 두고 있었다. 그런데도 굳이 돈을 빌리면서까지 자금을 마련하기로 한 까닭은, 이 방법이 은행 계좌에서 돈을 꺼내 오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애플 같은 블루칩 기업은 대출에 따르는 이자나 수수료 등의 비용이 다른 기업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게다가 애플의 은행 계좌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데, 이 돈을 미국으로 들여오려면 미국 세법에 따라 상당한 세금을 납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170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인출보다 차입이 애플 입장에서 훨씬 효율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금융공학에 몰두하는 기업은 비단 애플뿐만이 아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은 한때 금융 부문 자회사인 GE 캐피털을 통해 소비자 신용과 대출, 인수합병, 서브프라임 모기지 거래 등 각종 금융 수완을 발휘하며 수익을 키워 나가다가 2008년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석유회사 BP는 1995년 CEO에 취임한 존 브라운의 지휘 아래 선물 거래업에 뛰어든 이후, 단기 실적을 강조하면서 설비 유지나 안전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자 했다. 이런 태도는 당연히 리스크를 키울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저런 사고가 잇따른 끝에 2010년에는 멕시코만에서 시추선 딥워터 허라이즌이 폭발했다. 역사상 최악의 해양 기름 유출 사고로 기록된 이 재앙으로 BP는 500억 달러가 넘는 소송비와 벌금 등을 지출해야 했다. 그럼에도 BP는 계속 선물 거래에 몰두하며 이 분야 최대 규모의 비금융 기업이 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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