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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듣도 보도 못한 정치 -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의 유쾌한 실험

by 글쓰남 2016.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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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도 보도 못한 정치 - 10점
이진순.와글 지음/문학동네

시민이 정치적 의견을 전하기 위해 국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면 그 나라의 민주주의는 이미 죽어 있는 것이다. 국회의사당은 시민과 유리된 정치의 우울한 상징물이 되었고 대의기구라기보다는 통치기구처럼 보인다. 『듣도 보도 못한 정치』는 불통의 정치환경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와 북유럽의 신생정당들이 인터넷과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고사 직전의 대의민주주의 체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모습들이 생생하다. _김영하(소설가)

냉소와 무력감을 떨쳐내고
밥먹듯 손쉽게 참여하는 일상의 정치!

『듣도 보도 못한 정치』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민참여 정치를 실현하는 다양한 해외 사례를 소개한 책이다. 2015년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에 동명의 제목으로 연재된 원고를 바탕으로 했다. 한국에는 다소 생소한 해외정치 사례임에도 당시 목표금액 168%를 달성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다수결에 의한 대의민주주의’는 그 시효가 다했으며, 시민의 직접참여에 의한 풀뿌리정치 시스템이 그 대안이라는 메시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의 뜻을 표했다. 『듣도 보도 못한 정치』는 온라인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민주주의를 실현한 정당과 인물 들의 다채로운 실험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정치는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때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밥먹듯이’ 하는 일상적 삶의 한 부분임을 보여준다.

우리는 휴대폰으로 은행 결제를 하고,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고,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이들과 페이스북으로 정보를 공유합니다. 500년 전 인쇄술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200년 전의 대의정치는 시효가 끝났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키워드는 수평적 소통, 정보공유, 권력분산, 집단지성, 연대와 협력, 네트워킹 같은 것들입니다. (…) 소수 직업정치인이 군림하는 대의제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시민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다수결의 원칙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수평적 시민 토론에 의한 집단적 의사결정을 제도화하는 것입니다. _16~17쪽

게임의 룰을 바꾼다, 시민의 힘으로 만든 ‘삐딱한’ 정당들

모든 이들이 평등하고 투명하게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정당의 노선과 규약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나라, 그저 꿈에 불과한 걸까? 1부에서는 그러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새로운 정당 모델을 제시한다. 디지털 기술에 기반해 민의를 보다 기민하고 투명하게 반영하는 노력들을 기울이는 ‘듣도 보도 못한’ 정당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르셀로나의 지역정당 ‘바르셀로나 엔 코무(Barcelona en Com?)’와 스페인의 포데모스(Podemos)다. 이들 정당은 소속 의원의 봉급 상한액을 제한하고, 회의비나 택시비 지급, 관용차 이용과 같은 특권도 거부한다. 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공약의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당론을 결정한다. 바르셀로나 시장 아다 콜라우는 자신의 모든 일정을 시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투명정치를 지향한다. 선거철만 되면 시장이나 학교에 찾아가 허리를 굽히다가도 일단 국회의원으로 선출되고 나면 ‘권력 특허’라도 부여받은 것처럼 변모하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들 정당은 모두 시민의 힘으로, 아래로부터 일구어낸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 ‘연대하되 흡수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사회집단이 수평적 연대를 이루어 탄생한 것이다. ‘새 정치’는 ‘새 인물’이 등장해 단박에 바꾸어놓는 것이 아니라, ‘새 시스템’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혁신할 때 가능한 것임을 보여준다.

이들이 새로 도입하고자 한 ‘게임의 룰’은 15M운동에서 발현된 경이적인 군중의 힘을 정치적으로 제도화하되, 수평적 연대와 상향식 의사결정을 최대한 반영한 혁신적 방식입니다. 저항의 광장이라는 의미를 삶의 현장에서, 서로를 깨우치고 위로하고 격려하던 방식으로 정치를 재조직한 것입니다. 정치 생태계의 판을 새로 짜지 않으면 시민운동의 동력이 희석되고 화석화되고 만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우려한 시민들이 스스로 제도적 대안을 만들어낸 것이죠. _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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