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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by 글쓰남 2018.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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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10점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옮김/그책

한 젊은 수사가 있었다. 그는 생각, 언어, 문자라는 지성의 매개물을 통해 인간이 상상한 세계를 정신으로 경험하고 인식한다. 그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수도원의 신성한 규율에 바치기로 했다. 세계를 오직 정신으로 관통하는 사람, 그의 이름은 나르치스였다. 한 아름다운 소년이 있었다. 그는 자신을 알기 위해 모든 것을 직접 행했다. 그의 사고는 경험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었다. 최대한 많은 삶을 위해 그는 최대한 많은 공간과 장소에 있고자 했다. 그의 이름은 황금의 입, 골드문트였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어느 우정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영성과 지성의 화신인 나르치스와 자연과 예술의 아들인 골드문트. 금욕적인 나르치스와 감각과 열정의 인물 골드문트. 이 책은 인간 본성의 극단적 양면을 철저하게 육화한 두 주인공이 나누는 정신적 관계의 이야기이자, 아버지와 어머니로 대표되는 두 세계의 대립과 융합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마리아브론 수도원에서 보조교사와 학생으로 만났다. 미소년 골드문트는 엄격한 아버지에 의해 수도원에 맡겨졌다. (아버지의 기억에 따르면) 문란했던 어머니의 죄를 씻기 위해 금욕적인 수도자의 삶을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수도원의 천재 수사 나르치스는 소년이 수도자로 살 수 없는 본성임을 알아차렸다. 정반대의 영혼을 지닌 이들은 서로에게 운명적으로 끌렸다. 그것은 성과 육체, 세속의 통념을 초월하는 끌림이었다. 결국 골드문트는 나르치스의 예언대로 수도원을 떠나 방랑의 삶으로 들어선다. 골드문트는 많은 여인들을 만나고, 다양한 사랑의 모험을 즐기며 삶과 세계를 배워나갔다. 그는 여자들의 유혹을 받아들이며 유혹적인 존재가 되었다. 어린아이다움, 개방성, 호기심, 순진무구한 욕정이 그의 무기였다. 여자들은 그에게 무언가를 남겨놓았고, 골드문트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길, 예술가의 삶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갔다. 하지만 과도한 열정은 늘 위험한 법. 죽음의 위기에 처하고 만 그는 나르치스의 우연한, 아니 운명 같은 도움으로 생명을 구하고 수도원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우리에게 영원한 어머니의 상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구현하며 영혼의 벗 나르치스 곁에서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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