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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by 글쓰남 2018.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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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 10점
김금희 지음, 곽명주 그림/마음산책

“김금희의 시대가 올까. 적어도 지금 내가 가장 읽고 싶은 것은 그의 다음 소설이다(신형철 문학평론가)” “김금희는 오래 울고 있던 숱한 마음들을 불러내놓고는 이내 가만가만한 문장으로 그 면면을 어루만진다(박준 시인)” “단정하고 섬세한 문장과 예리한 시선으로 개성 있는 서사를 만들어내는 김금희는 오늘 한국소설의 젊은 성좌 가운데서도 가장 빛나는 별들 중 하나다(염무웅 문학평론가)”. 김금희의 시대를 예감했던 것은 비단 2014년 첫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로 신동엽문학상을 받고, 2016년 「너무 한낮의 연애」로 젊은작가상 대상을, 이듬해 「체스의 모든 것」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해온 성취 때문만은 아니다. 그만의 행보로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실감 있게 꾸려내는 젊은 작가의 설득력에 대한 근본적인 기대와 신뢰였다. 2018년 첫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을 발표하며 그 기대에 답한 김금희 작가가 이번에는 특유의 다정하고 사려 깊은 목소리로 우리가 오랫동안 읽고 싶었고 지금 필요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짧은 소설이라는 장르에 최적화된 유머와 감성, 이야기의 속성을 잘 알고 그것을 독자에게 정성껏 감화시킬 줄 아는 탁월한 재능은, 다른 차원의 기대감을 선물한다. 어느 시대와 세대와 시절을 거친 우리의 수치, 죄책감, 미안함, 그리움, 외로움 등 미세한 감정의 결을 어루만지며, 그때를 관통하는 그 누군가를 호명한다. 

그는 “실패한 농담이 상대에게 주었을 모욕에 대해 밤길을 걸으며 사과하고 싶어 하던 사람, 다른 어떤 말보다 사람을 보고 온다, 라는 말을 수면 위의 파문처럼 마음을 울려 받아들이던 사람”(「류, 내가 아는 사람」)일 수도 있으며, 한없이 보류되고 유예되는 ‘취급 주의’ 청춘들일 수도 있다. 사랑이 식어가는 연인을 바라보며 이별을 예감하는 한 여성일 수도, 가족을 상실한 뒤 뒤늦게 그리움을 실감한 남성일 수도 있다. 혼자서 울고 난 뒤 맞는 도시의 무수한 아침 가운데의 누군가, 불행을 체념도 외면도 아닌 인생의 스릴로 여기는 이, 슬픔만을 준 어른에 대한 기억에서 성인이 되어도 놓여나지 못하는 영원한 소년 소녀의 이야기 등 19편의 짧은 소설에는 저마다 “특별하고 생동감 있고 따뜻한 애정이 깃들어” 있다. 

박완서의 『세 가지 소원』, 정이현의 『말하자면 좋은 사람』, 이기호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김숨의 『너는 너로 살고 있니』, 이승우의 『만든 눈물 참은 눈물』에 이은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 여섯 번째인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에는 이렇듯 다양한 “당신들”의 삶의 무늬가 감각적으로 수놓아져 있다. 

또한 이 책은 특유의 색감과 이야기가 있는 그림으로 많은 팬을 거느린 일러스트레이터 곽명주의 그림을 배치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살아 있는 14컷의 그림은 자체로 책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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