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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주거 실험 - 어울려 살면서도 간격을 지키는 공간의 발견

by 글쓰남 2022.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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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주거 실험 - 10점
조성익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혼자 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

1인 생활자의 복잡한 요구를 해결한
어느 건축가의 사려 깊은 설계 이야기

1인 가구의 비율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그들을 위한 주거 형태가 새롭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각자의 방에서 생활하면서 주방, 라운지 등의 시설을 공유하는 코리빙하우스가 그것이다. 국내 코리빙하우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인 ‘맹그로브’는 매번 입주 펀딩을 빠르게 마감시키며 공유 주거에 관한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맹그로브가 빠르게 성장한 이유에는 다양한 커뮤니티와 콘텐츠, MZ세대를 공략한 마케팅 등이 작용했지만, 그 뒤편에는 잠재적 거주자의 마음을 읽어내고 1인 가구만을 위한 공간을 설계한 건축가 조성익이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혼자 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은’ 1인 가구의 모순된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한 공간에 대한 관찰기이자 그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거주기다. 이 이야기는 저자가 맹그로브의 건축주에게 한 통의 메일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맹그로브 프로젝트’는 1인 가구를 위한 대안 주거를 만드는 시도입니다.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목적은 가격에 비해 질이 낮은 1인 주거에 대안을 제시하려는 것도 있지만, 그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미래의 삶을 계획할 때, 그리고 나와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서투른 점이 많습니다. 어떤 방법이 있는지 혼란스럽고 어렵기만 합니다. 비슷한 고민과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동아리를 만드는 것처럼, 비슷한 생애 주기에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면 어떨까요? (7~9쪽)

1인 가구에 대한 건축적, 사회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저자에게 이 의뢰는 아주 근사한 제안이었다. 저자는 주거 문제를 단순히 집값을 잡고 공급을 늘리는 문제라고 믿는 사람들 앞에, 개인의 자아가 성장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우는 집을 내놓고 싶었다고 말한다. ‘집’이 목적이 아니라 ‘삶’이 목적인 집을 짓는 일을 말이다.

저자는 가장 먼저 1인 가구의 요구를 정리해보았다. 비용은 저렴하되 공간은 편안해야 하고, 방이 클 필요는 없지만 답답하면 곤란하고, 좋은 동네일 필요는 없지만 걸어서 5분 거리에 괜찮은 카페 하나는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 모순되는 요구 중에서 역시 가장 중요한 요구는 이것이었다. ‘완벽하게 사생활이 보호되었으면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고립되기는 싫다.’ 저자는 이 요구에서 맹그로브 설계의 가장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를 찾는다. 함께 사는 사람과 만남의 횟수를 늘리되, 그 시간을 짧게 하는 공간을 만들어 ‘짧지만 잦은 스침’을 유도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기존의 주거는 중간이 없었다. 한쪽에서는 너무 과하게 사생활을 보호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고 있었다.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지할 정도의 거리감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했다. 교류하고 대화를 유도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쑥스러움을 완화하고 만남의 부담을 덜어주는 집을 만드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해 보였다. 깊은 관계를 맺기도 전에 지레 포기하지 않도록, 계단에서 지나치거나 주방에서 요리를 하다가 짧게 눈인사를 하며 스치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35~36쪽)

책 곳곳에는 ‘짧지만 잦은 스침’이 일어나기 위해 저자가 만든 장치들이 소개된다. 짧은 만남 속에 교류의 스파크가 일어나도록 복도의 폭을 늘리고, ‘워터팟’이라고 이름 붙인 공간에는 물을 쓰는 시설을 모아두어 거주자들이 순환할 수 있는 동선을 만들었다.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유도한 이런 장치와 함께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도록 섬세하게 배려한 공간도 놓치지 않았다. 공유 주거라는 새로운 콘셉트부터 구현 과정, 완공 후 입주기, 집에서 성장하고 교류하는 사람들의 사례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글을 읽다보면 주거와 공간에 관해 저마다의 힌트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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