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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가족의 무게 - 가족에 의한 죽음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by 글쓰남 202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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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무게 - 10점
이시이 고타 지음, 김현욱 옮김, 조기현 해제/후마니타스

• 일본의 차세대 논픽션 기수 이시이 고타가 파고든 일곱 가족의 비극
•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살인사건들만 모았다”
• “즐거운 나의 집”은 어떻게 살인 사건의 현장이 되었는가?
• 일곱 건의 ‘가족 살인’ 사건을 통해 밝혀지는, 우리 시대 돌봄의 무게
• 돌봄과 양육, 빈곤의 책임을 가족에게 지울 때 벌어지는 일들에 대하여

❚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를 헤매는 주인공들이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 ‘가족 문제’를 어찌해 보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 현현하게 전해지는 탓에 심장이 조이는 듯했다. 위기 상황에 대한 구체적 진술, 비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심연, 복잡하게 얽힌 가족사를 함께 목격하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몇 번이고 쉬어 가면서 이 책을 읽었다. | 조기현(󰡔아빠의 아빠가 됐다󰡕 저자)

❚ “어쩌다 이렇게 됐어?” 이 부분을 번역하다가 나도 모르게 “몰라서 물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 대부분이 그 아들과 같은 물음을 던지고 있는지 모른다. 아동학대, 노인 간병, 정신질환,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해 ‘남의 일’로 치부하며 모른 척하다가 마침내 극단적 형태로 드러났을 때 … 범인을 악마화하며 비난한 뒤 그 배경에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 것이다. … 이런 뒤늦은 물음만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물어야 할 근본적 질문들을 찾는 데 이 책이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옮긴이 김현욱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논픽션 작가인 이시이 고타가 2015년부터 6년간 가족살인 사건을 심층 취재해 완성한 르포르타주. 그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일곱 건의 가족살인 사건을 통해 현대사회가 가족에게 어떤 짐을 지우고 있는지, 이는 개개의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질문한다. 부모-자식, 형제자매, 부부 사이의 살인사건이라는 가장 극단의 사례를 다루고 있지만, 한 개인이 ‘가족’과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고난을 맞고 고군분투하다 서서히 무너져 가는 과정을 촘촘히 쫓아감으로써 비극적 결과보다는 그에 이르기까지 조건의 변화, 주인공의 심리적・신체적 변화에 집중하게 만든다. 특히 심각한 장애를 가진 가족을 돌보다 살인에 이르는 경우나 빈곤으로 인해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 가정폭력이 대물림되며 살인이라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야기 등은 지금 한국의 사례를 다룬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우리 사회와도 닮아 있다. 한국어판에서는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쓴 조기현의 해제를 덧붙여 홀로 아버지를 간병해야 했던 영케어러로서의 경험과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족살인 사건들을 분석해 시의성을 한층 더했다.

■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살인사건들”

일본에서 한 해 벌어지는 살인사건은 800~900건대로(한국도 2015년 수치가 948건으로 비슷하다) 이 가운데 언론이 떠들썩하게 다루는 사건들은 무차별 살인, 소년범죄, 극장형 범죄 같은 것들에 국한돼 있다. 해마다 사회를 들썩이게 하는 큰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을 계기로 법 개정 논의가 들끓는 일도 한국과 꼭 닮았다. 일본의 경우, 1997년 ‘고베 아동 연쇄살인 사건’은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낮추었고, 2018년 ‘메구로구 아동학대 사망 사건’은 도쿄도 아동학대 금지 조례에 보호자에 의한 체벌 금지 조항을 추가시켰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언론이 연일 사건을 자극적으로 보도하는데, 내용이 끔찍할수록 세간의 관심은 증폭되며 티브이 시청률과 잡지 매출이 치솟는다.
저자는 스스로 이런 사건들을 취재해 보도하면서도 그것이 살인사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건들과는 괴리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실제 살인 사건의 절반 이상은 친족 간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한국의 경우, 30퍼센트 전후를 오간다). 그래서 2015년부터 6년간 도쿄를 중심으로 벌어진 가족살인 사건들을 심층 취재해 월간지에 연재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그렇게 2020년까지 연재해 나간 열두 건의 가족살인 사건 가운데 일곱 건을 추려 모은 것이다. 저자는 사회적 문제가 아닌 가해자의 정신질환이 주된 이유인 경우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문제가 겹치는 사건을 제외하고 “사회적 의미”가 각기 다른 총 일곱 건의 사건을 다음과 같이 엄선했다.

① 교사 출신 아버지가 정신질환을 앓으며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온 아들을 25년간 돌보다 살해한 사건.
② 자매가 함께 사는 어머니를 굶어죽을 때까지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
③ 빈곤으로 인해 어머니와 함께 자살을 시도한 택시기사 아들이 혼자만 살아남은 사건.
④ 우울증을 앓는 언니를 돌보다 본인도 우울증에 걸려 살인에 이른 사건.
⑤ 전직 간호사 출신 아내가 은퇴 후 홀로 남편을 돌보다 살인에 이른 사건.
⑥ 정신질환을 앓던 엄마가 다섯 살 아들을 13층 아파트에서 떨어뜨려 살해한 사건.
⑦ 육아 스트레스와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엄마가 두 아이를 죽인 사건.

이는 각기 보호자가 나이가 들고 신체적・경제적 한계에 다다를 때, 빈곤의 책임이 가족에게만 지워질 때, 가정폭력이 대물림될 때, 정신질환을 앓는 가족을 돌보는 의무가 한 개인에게 집중될 때,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 할 때, 아동학대가 심각해질 때 등 현대 사회가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개인에게 부과하는 짐들을 다루며 그 무게를 견딜 수 없어 발생한 파국적 결말을 이야기한다.

https://dailyfeed.kr/3790624/16695542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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