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스카이 -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김보영 옮김/쌤앤파커스 |
2022년 8월 8일, 중부 지방에는 ‘115년 만에 발생한 사상 최악의 폭우’로 기록될 만큼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 일대는 이른바 ‘물바다’가 되었고 수많은 건물과 차량이 침수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같은 해 6월, 스페인 한 시내의 온도가 46°C를 기록하는 등 유럽 전역이 펄펄 끓어오르면서 유럽인들은 그야말로 지옥을 경험했다.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벌어진 이 초유의 사건은 인류가 자초한 기후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대멸종이 재현되고 있다. 그동안 지구상에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멸종이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었다면, 우리가 자초한 이번 대멸종의 대상에는 인류도 포함될 수 있음을 경고한 문제작,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퓰리처상의 주인공이 된 엘리자베스 콜버트. 그가 다시 한번 전 지구적 위기를 정면으로 다룬 《화이트 스카이》와 함께 돌아왔다. 이 책은 콜버트의 명성에 걸맞게 《워싱턴포스트》, 〈커커스 리뷰〉, 〈타임〉 등 여러 매체가 ‘올해의 책’(2021년)으로 선정했다. 또한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설립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모두가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하기도 했다.
콜버트는 《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독자와 세계 곳곳을 탐험하며 지금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간의 지성과 기술은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 노력의 결과 인류가 마주하게 된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특유의 문체로 냉정하고 정직하게 보여준다. 콜버트는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구 공학 분야에서 제시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나 소개한다. 이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방안이란 20톤 정도의 빛 반사 입자를 싣고 18km 상공에 도달할 수 있는 초대형 항공기를 성층권에 띄워 빛 반사 입자를 살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럿거스 대학교의 기후학자 앨런 로벅은 대기 중에 입자를 살포하면 지구가 더는 뜨거워지지 않겠지만, 그 결과 흰색이 새로운 하늘색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의 제목인 ‘화이트 스카이’는 이렇게 전 지구적 위기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킴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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