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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by 글쓰남 2016.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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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 10점
마크 월린 지음, 정지인 옮김/심심


불안감, 우울함, 강박관념, 정체 모를 두려움 같은 정서적 문제를
단순히 ‘내 문제’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 최광현 한세대학교 상담대학원 교수《가족의 두 얼굴》 저자

책 소개

과학은 어떻게 트라우마가 몸에서 몸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유전된다는 사실을 밝혔나
정신분석학의 태동기를 이끈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100여 년 전에 ‘반복 강박’이라는 말로 과거의 고통을 끊임없이 재현하는 인간의 행동을 설명했다. 카를 융도 무의식 상태로 남은 기억과 감정이 해소되지 않고 운명이나 운으로 삶의 표면에 다시 떠오른다고 믿었다. 프로이트와 융은 둘 다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무의식에 저장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 기억이 마음에 남기는 상처’, 즉 트라우마가 의식 밑바닥에 깔린 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초기 심리학자의 마치 ‘소설’ 같은 이 이야기는 지금, 우리와 동시대를 사는 현대 과학자와 심리학자를 통해 ‘과학’으로 증명되고 있다.
2015년 8월 21일,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에 실린 흥미로운 기사가 대표적 사례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트라우마가 그 자녀에게까지 ‘생물학적’으로 유전된다는 내용이었다. ‘정신적 외상’이 실제 몸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유전자가 기능하는 방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세대에 걸쳐 대물림된다는 이 기사는 과학계를 넘어 일반 대중에게도 충격을 안겨주었다. 
연구를 이끈 레이철 예후다Rachel Yehuda 뉴욕 마운트시나이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그녀는 이미 2005년에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 생존자 연구로 ‘후성유전학(DNA 염기 서열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유전자 발현과 기능 방식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예후다 연구팀은 테러 당시 그 근처에 있다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얻은 임신부가 낳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 인해 이 아이들은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졌으며, 새로운 자극에 다른 아이들보다 더 심하게 반응했다. 이 연구 결과는 스트레스 패턴이 임신한 여성에게서 그 자녀에게도 옮겨간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기에 충분했다.
후성유전학뿐 아니라, 정신의학, 신경과학, 세포생물학, 발달심리학 등 최신 과학은 ‘트라우마가 세대에서 세대로, 몸에서 몸으로 대물림된다’는 결정적 증거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유기, 자살, 전쟁, 사랑하는 가족의 때 이른 죽음 등 다양한 유형의 비극이 주는 충격파, 즉 트라우마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트라우마의 근본적인 원인과 숨은 매커니즘을 이해하려면 적어도 3대에 걸친 가족사를 탐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심심 刊, 원제: It did't start with you)》가 출간됐다.
이 책은 앞서 살핀 레이철 예후다 연구 사례를 비롯해 미해결 상태로 남은 가족 트라우마가 세대에 걸쳐 대물림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최신 연구 결과를 망라해 샅샅이 다룬다. 또 20년 넘는 임상 경험을 지닌 저자가 꺼내놓는 ‘내밀하고도 감동적인’ 상담 사례는 트라우마를 개인 문제가 아닌 가족 문제이자 사회 문제로 확장해서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을 생생하게 증명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가족 트라우마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악순환을 끝낼 실질적이고도 유용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낮은 자존감, 망가진 마음, 뒤엉킨 삶… 
이 모든 고통의 원인은 ‘내’가 아닐 수도 있다
‘가족 트라우마’라고 부르는 이런 고통의 대물림이 과연 타당할까? 이 허무맹랑하고 비과학적인 듯 보이는 이야기를, 최신 과학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최초에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 죽었거나, 그 일이 오랜 세월 침묵 속에 묻혀 있었다고 해도 그 경험과 기억, 신체감각의 파편이 과거로부터 빠져나와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의 몸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기억과 감정이 대물림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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