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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이번 생은 처음이라 1 - 사진이 있는 윤난중 대본집

by 글쓰남 2018.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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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처음이라 1 - 10점
윤난중 지음/열림원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달팽이가 세상 제일 부러운 홈리스 윤지호가 타운하우스 대출금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 남세희와 계약결혼을 하며 전개되는 수지타산 로맨스 드라마이다. 88년생 지호를 중심으로 그의 절친들, 양호랑, 우수지와의 우정과 현실 연애, 그들이 사회초년생으로서 마주하게 된 현실의 민낯을 실감나게 다루고 있다. 그 결과 이 작품은 대리만족을 주는 헛헛한 판타지가 아니라,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에게 가능한 변화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었다.

시청률 2%로 시작해 잔잔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이 작품은 곧 2,3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상파를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미 미니시리즈 「호구의 사랑」 「직장의 신」, 드라마스페셜 「달팽이 고시원」 등을 통해 이 시대 청춘들의 애환과 현실을 섬세하게 묘사한바 있는 작가 윤난중의 솜씨는 이번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시청자들에게 2017년 인생 드라마로 등극할 수 있었던 데에는 김연수, 도리스 레싱, 박준, 정현종 등 장면 곳곳에 삽입된 문학작품의 힘도 분명 한몫했을 것이다. ‘말’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인물의 마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어주었던 이 문장들은 감각적인 연출과 인물의 삶을 통과해 시청자들의 귀와 마음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이렇듯 우리를 사로잡았던 명대사들을 신중하게 고른 작품 속 명장면 스틸컷 80여 장과 함께 대본 사이사이에 수록했다. 마침표와 호흡 하나까지 세심하게 살린 오리지널 대본과 함께 만나는 명장면은 드라마와는 또다른 느낌의 신선함을 줄 것이다. 또한 기획 의도를 담은 「프롤로그」와 작가가 대본집을 위해 특별히 제공한 별책부록 「세희에게 보낸 편지」(2권 수록) 등은 작품 해석에 깊이를 더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출연 배우들의 추천사와 친필 사인(1권 수록)은 덤!


서울 평균 집값 5억. 금수저가 아니라면야 월급쟁이로 10년 넘게 꼬박 일해도 집 한칸 마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으로, 2년마다 짐을 싸야 하는 세입자 인생으로 살아가는 지금 이 땅의 청춘들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일까?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버거운 이들에게 ‘사랑’은, ‘인간관계’는 사치일 뿐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결혼이라는 삶의 셈법에 더이상 사랑이 끼어들 자리는 없어 보인다. 작가의 말마따나 ‘따뜻한 미소’를 가진 사람보다 ‘집’이 있는 이에게 눈길이 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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