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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 교양으로 읽는 마약 세계사

by 글쓰남 201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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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 10점
오후 지음/동아시아

우리가 몰랐던 마약의 역사,

태초에 마약이 있었다 


우리는 ‘마약’이라고 하면 무조건 나쁜 것으로, 한 번 손대면 절대 끊을 수 없는 악마의 약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마약은 일종의 법적인 개념이다. 효과나 위해성, 중독성들이 서로 다른 약물들을 필요에 따라 ‘마약’이라는 범주에 넣어 분류하는 것이다. 마약이 아니었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마약이 되는 약물도 많다. 마약은 왜 마약이 되었을까? 언제부터 마약은 금기가 되었을까?

마약의 역사를 짚어보면, 마약은 인류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인류와 함께했다. 테렌스 맥케나는 고대 인류가 ‘실로시빈’이라는 환각물질이 포함된 버섯을 섭취하면서 어떤 특이점을 넘어서게 되었다는, ‘마약 원숭이(stuned ape)’ 가설을 제시한다. 고대 인류가 ‘약을 빨아서’ 진화의 급행열차를 탔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는 검증하기 어렵고 참일 가능성도 낮은, 흥미로운 가설일 뿐이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 유적에서도 마약성 식물이 발견되었다는 점을 봤을 때, 인류의 조상도 마약과 친했을 가능성이 높다. 샤머니즘 종교가 등장했을 때도, 샤먼들은 종교적 의식이나 의료 행위를 수행할 때 마약성 물질을 사용했다. 문명화되지 않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도 마약성 물질과 그것이 활발하게 사용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로도 수천 년간, 대마나 아편 같은 마약성 물질들은 ‘마약’이라고 규정되지 않고 진통제나 오락성 약물로 널리 사용된다.

그러다가 서양에서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마약은 금기가 되고, 19세기가 되어서는 약물 남용이나 중독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된다.



우리가 몰랐던 마약의 종류

다 똑같은 마약이 아니다


‘마약’은 법적인 개념이다. 똑같은 물질도 어느 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되고 어느 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마약’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부르고 있지만 사실은 제각기 다른 물질들에 대해 알아본다. 다양한 종류의 마약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재미있는 사례들을 엮어가며 발랄하게 설명한다. 

마약은 제조 방식에 따라서는 대마, 아편, 코카 같은 천연마약과 히로뽕(필로폰), LSD, 엑스터시 같은 합성마약으로 나뉜다. 합성마약의 경우 대부분 일반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명되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효과에 따라서 약의 특징을 분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영화 <울프 오브 더 월 스트리트>를 보면 월 스트리트의 증권맨들이 코카인을 열심히 코로 빨아대는데, 코카인은 약효의 지속 시간이 짧고 각성 효과 커서 일의 효율을 일정 부분 높여준다고 한다. 그래서 엄청난 업무량을 소화하는 화이트칼라들이 애용하는 약이 되었다. 그런 사람들이 업무 시간에 몸이 늘어지는 대마나 헤로인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그런 마약들을 해볼 수는 없지만, 이 책에서 재미있게 풀어낸 이런저런 썰을 보다 보면 그런 약을 했을 때 어떤 기분인지 알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치 음식 프로그램을 자꾸 보다 보면 먹어보지 않은 음식도 무슨 맛인지 알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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