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걷는 아이들 - 크리스티나 순토르밧 지음, 천미나 옮김/책읽는곰 |
캄캄한 어둠 속을 걸으며,
내면의 빛으로 세상의 어둠을 걷어 내는
아이들의 눈부신 반란!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범죄자의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아홉 살 ‘퐁’과 ‘솜킷’이 그들이다. 둘은 어머니가 범죄자라는 이유로 열세 살이 될 때까지 남원 교도소에 갇혀 지내야 한다. 그 어머니들이 두 아이를 낳다 세상을 떠난 지 이미 오래인데도 말이다. 차타나의 ‘그늘’에 사는 두 아이와 달리 남원 교도소 소장의 완벽한 딸로 차타나의 ‘빛’을 한껏 누리며 살아온 소녀 ‘녹’도 있다.
세 아이가 나고 자란 빛의 도시 차타나의 모든 빛은 오로지 ‘총독’ 한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대화재로 불타 버린 도시에 평화와 질서를 가져다준 총독은 차타나 시민들에게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퐁은 언젠가 교도소를 나가 총독이 창조한 무지갯빛 도시를 거닐 날만 꿈꾸지만, 그 기대가 무색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고는 충동적으로 교도소를 탈출하기로 한다. 그것도 단짝 친구인 솜킷을 교도소에 홀로 남겨 둔 채로. 그러나 퐁은 곧 바깥세상도 감옥과 별반 다르지 않게 부조리하고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최고로 좋은 빛은 그 빛을 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을 말이다.
한편 녹은 퐁의 탈옥으로 추락한 가족의 명예를 되찾으려고 퐁을 추적하는 일에 열을 올린다.다. 그런데 퐁을 찾아 차타나 구석구석을 누비다 보니 자신의 신조로 삼았던 총독의 금언(金言)에 하나둘 의문이 싹튼다. 퐁이 ‘어둠 속에서 난 자들은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총독의 말에 운명을 거스르기로 마음먹었듯이, 녹 또한 이제껏 빛을 누리며 살아온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되짚어 보기로 한다.
순토르밧은 어린 시절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읽으며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레 미제라블》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둠을 걷는 아이들》은 어둠의 꼬리표를 달고 태어난 아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어둠, 그리고 세상의 어둠을 걷어 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법과 정의의 차이를 탐구하는 《레 미제라블》의 주제 의식을 이어 가면서도,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여는 존재를 어른이 아닌 어린이로 상정하여 자신만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어둠으로부터 도망갈 수는 없어요. 어둠은 사방에 있어요. 어둠을 꿰뚫어 보는 유일한 방법은 빛을 비추는 거예요.” - 본문에서
이렇다 할 방어막 하나 없이 어둠 속을 헤매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이 비단 판타지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둠을 걷는 아이들》은 어린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빛으로 세상을 비출 방법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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