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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아이는 알아서 할게요 - 내가 아이를 갖지 않은 이유

by 글쓰남 2018.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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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알아서 할게요 - 10점
시모주 아키코 지음, 유나현 옮김/니들북

여성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이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상식이 용인되지 않는 사회

몇 해 전 행정 자치부에서 전국 243개 자치 단체의 출산 통계를 담은 ‘대한민국 출산 지도’를 인터넷상에 공개했다. 지자체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라는 구실을 갖다 붙이고 전국의 가임기 여성 수를 지도에 떡하니 표시까지 해놓았다. 더욱 소름 끼치는 것은 가임기 여성 수에 따라 순위까지 매겨놓은 부분이었다. 이 출산 지도가 공개되자마자,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 취급한다며 저출산의 원인을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의 탓으로 돌리는 무식한 처사라는 비난이 쇄도했다. 이 말도 안 되는 해프닝이 불과 2년 전인 2016년에 일어난 일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 여권 신장 같은 이슈가 불거진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여성의 권리에 대한 사회 문제가 대두되었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인식은 옛날에 머물러 있다. 정부마저 저출산, 인구 감소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단순히 아이를 많이 낳는 것으로 무마하려는 짧은 생각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같은 맥락에서 국가의 출산 장려 정책이나 사람들의 의식에 대해 아낌없는 비판을 제시한다. ‘여자는 아이를 낳는 존재’라는 뿌리 깊은 고정 관념을 지적하며, 아이를 갖느냐 갖지 않느냐는 개인이 결정할 문제이지 국가가 지시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꼬집는다. 저자의 신랄한 비판은 사람들의 인식에로도 이어진다. 결혼하고 아이가 없는 부부에게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아이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든지 하는, 이른바 오지라퍼들에게 각자 나름의 삶이 있으며 그 삶이 어떤 모습이든지 개인의 선택이자 책임이므로 남이 평가를 내릴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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