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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 - 정해진 대로 살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매일

by 글쓰남 2018.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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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 - 10점
야반도주 지음/위즈덤하우스

갈까 말까 할 때는 가자!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자!

총 718일, 24개국을 돌며 세상과 부딪친 서른 살의 분투기

페이스북 페이지 <여행에 미치다>에 올라온 한 편의 세계여행 동영상이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로망을 자극했다. 나이 서른에 결혼도, 안정된 직장도 포기하고 10년지기 친구 둘이서 떠난 2년간의 세계여행 이야기를 담은 그 영상은 25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2017년 여행 동영상’ 1위에 선정되었다. 이 영상의 주인공은 ‘야반도주’라는 이름으로 함께 여행하고 돌아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김멋지, 위선임. 이들이 서른 살에 겪은 고민과 여행을 통해 변화한 모습, 그리고 돌아와서 선택한 길에 대해 쓴 에세이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 정해진 대로 살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매일』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는 사회생활 5년차, 나이 서른에 10년지기 두 친구가 718일, 24개국 97개 도시를 여행하며 세상과 부딪친 미치도록 유쾌하고 눈물 나게 치열한 분투기이다. 이 둘의 여행담이 특별한 것은 단지 ‘서른’에 ‘세계여행’을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에는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처럼 여겨지는 결혼, 스펙 등에 관련한 고민부터 여행 후 취업 대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각오가 유쾌하고도 진중하게 담겨 있다. 또한 여행 전후, 여행을 하며 야반도주 작가들이 느낀 바는 재기발랄하면서도 공감을 일으킨다. ‘갈까 말까 할 때는 가자’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자’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자’ ‘만날까 말까 할 때는 만나자’ 등 누군가의 눈치를 보느라,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르느라 정작 살피지 못한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 자신을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알아가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마음의 소리를 따라 그들은 떠났고, 여행했고, 돌아와 현재를 즐기고 있다.


“오늘을 축하하자! 오늘 하루도 멋대로 잘 살았잖아!”

대책 없이 퇴사하고 그보다 100배쯤 대책 없이 떠난, 두 친구의 야반도주 대장정

참 열심히 살았다. 치열하게 공부했고 눈물 나게 좌절했다.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알아볼 틈도 없었다. 힘들게 대학을 졸업했는데 취업도 힘들었다.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기보단 지금 당장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직업을 정했다.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일했으나, 어느 날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병명은 단 하나, 스트레스였다. 다른 길을 찾아보고 싶었으나 어느덧 나이는 서른. 부모님과 사회가 원하는 선택은 결혼이었다. 하지만 망설여졌다. 웨딩드레스보다는 배낭에 더 눈이 갔고, 결혼보다는 10년지기 친구와 오래전 약속했던 ‘서른 전 세계여행’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결국 마음의 소리에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서른,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세계여행은 생각보다 훨씬 더 고난의 연속이었다. 떠나자마자 지갑을 도난당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가 무릎이 망가지고, 신발에서는 쉰내가 올라오고, 수시로 길을 잃기도 했다. 여행자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식당 주인을 만나기도 하고, 숙소에 바퀴벌레가 나타나 무더위에 밖에서 밤을 보내기도 하고, 여행 비용이 똑 떨어져 딸기농장에 취직해서 눈물을 흘리며 딸기를 포장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여행 중 황당 유발의 최고봉이라는 여권 분실까지…… 정말 모든 일을 다 경험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즐거웠다. 크고 작은 선택들에 의해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귀찮아도 두려워도 해보는 것이 색다른 재미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위해 이렇게 계속 살고 싶다. 지금 행복하니까.”

오늘만큼 재미있는 내일이 올 것이기에,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야반도주 작가들은 인생에 한 번쯤은 배낭 메고 떠나봐야 하지 않겠냐고 종용하는 분위기가 불편하다고 말한다.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쓴 것은 ‘반듯하게 정해진 길을 걷지 않아도 큰일 나지 않고, 다른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있다’라는 말을 꼭 하고 싶어서다. 작가들의 바람처럼,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는 대책 없이 떠난 길에서 대책 없이 마주한 행복의 작은 순간들, 변화의 섬세한 찰나들을 포착하고 있다. 여행이 그들에게 엄청나게 달라진 미래를 선사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오늘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아갈 방법을 가르쳐주었고, 스스로가 누구인지 조금은 더 알아볼 기회를 주었기에 그들은 그 자체로 만족하고 더 열심히 현재를 살 힘을 얻었다. 

지금 서른의 문턱에서, 서른을 앞둔 시점에서, 서른을 넘어온 시점에서, 이상과 현실의 사이를 저울질하고 있다면,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를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오늘 하루도 멋대로 잘 살았으니 됐어!”라는 기분 좋은 외침을 남기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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