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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빨강머리N 난 이래, 넌 어때? / 보통의 어른들에게 안부를 묻다

by 글쓰남 2017.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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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N 난 이래, 넌 어때? - 10점
최현정 지음/마음의숲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의 《빨강머리 앤》에서 앤은 Ann이 아니라 Anne으로 불리길 고집한다. Anne가 더 기품 있고 고귀한 이름이라고 상상하기 때문. 우리가 알고 있는 앤의 이야기는 그렇게 한 소녀의 상상력에서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빨강머리 앤’은 Ann도 Anne도 아닌 N이다. 싫어도 좋아해야 하고, 울고 싶어도 웃어야 하는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NO!”라고 말하는 이 시대, 이 땅의 빨강머리N.

- 본문 중에서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빨강머리 앤》을 오마주한 전작 《빨강머리N》은 몽고메리가 무덤에서 뛰쳐나올 만한 별명을 얻었다. 일명 썅툰. “아니 그러고도 사랑스러운 빨강머리 앤을 오마주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지만 열렬한 독자 반응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해줬다. 작가가 혹독한 현실 세계로 끌어온 빨강머리N의 이야기에 하나같이 ‘내 얘기’라는 공감 댓글이 쏟아졌고, 네이버와 다음 스토리볼에서 연재되는 내내 메인을 장식했으며, 이제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핫한 작가가 되어 올라오는 툰마다 이슈가 되고 있다. 겉멋 한번 부리지 않은 채 아낌없이 욕을 내지르고, 자책하다 ‘자뻑’하고, 그러다 다시 낙담하는 N은 솔직해서 비루하지만 비루해서 사랑스러운 청장년의 대변인이 되었다. 그 빨강머리N이 두 번째 책으로 다시 돌아왔다.



전작에서 페이지마다 익살스러운 개그, 현직 카피라이터다운 인상적 단문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SNS 연재에서는 볼 수 없는 작가의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가 한층 더 깊은 시선과 감성으로 과감하고도 섬세하게 펼쳐진다.

보통 어른의 삶이란 어떤지, 다 큰 어른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이처럼 여릴 수 있는지, 남의 돈 벌어 먹고살기란 얼마나 고된지, 여자로서 험악한 세상을 살기가 얼마나 두려운지를 때로는 웃음 나게, 때로는 눈물 나게, 간혹은 오소소 소름 돋게 묘사하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의 독보적인 매력, 여전히 통쾌하고, 여전히 코믹하고, 여전히 재기발랄한 그림이 매 글마다 더해져 독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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