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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by 글쓰남 2018.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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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 10점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정수윤 옮김/토마토출판사

63세의 나이로 데뷔한 신인 작가

삶은 매일이 새로운 시작이다


저자 와카타케 치사코는 63세에 신인으로 데뷔했다. 어렸을 때 소설가가 꿈이었지만, 도쿄로 상경해 남편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키우며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삶을 살았다. “당시에는 아내로서 남편을 내조하는 일이 인생의 가장 큰 역할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55세가 되었을 때, 남편이 뇌경색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남편을 위해 살아왔던 그녀는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큰 슬픔에 빠져 한동안 집에 틀어박혀 지냈다. 그러나 그때 그녀를 상실감에서 구원해 준 것이 있었으니, 소설이었다. 소설 쓰기 강좌를 수강한 작가는 8년 후,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집필을 완성하며 60대에 자신을 위한 인생 제 2막을 스스로 열어 젖혔다. 슬픔과 상실, 홀로됨은 때로 우리에게 새로운 출구를 보여준다. 세상 모든 길 잃은 이들, 방황하는 이들은 그 문을 오직 자신의 힘으로 열어야 한다. 여기, 그 생생한 증거인 노년의 신인 작가가 있다. 아직 무엇도 끝나지 않았다. 모두의 삶은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늘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사는 삶은 부끄럽다”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와 결혼을 사흘 앞둔 날, 도쿄 올림픽 팡파르가 울렸다. 24세의 모모코 씨, 그 길로 고향을 뛰쳐나와 꿈꾸듯 도쿄로 향했다.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아이를 낳아 키웠다. 남편의 즐거움을 위해, 자식의 행복을 위해 평생을 살았다. 모든 것이 평온했다. 그게 여자로서 최선의 행복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74세의 모모코 씨, 이제는 혼자 남겨졌다. 남편은 심근경색으로 손쓸 틈도 없이 세상을 떠났다. 자식들과는 관계가 소원해져 전화라도 한번 해 주길 애타게 기다리는 신세다. 모모코 씨에게 남은 건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소리 없이 다가오는 죽음뿐이다. 



……내가 분한 건, 신여성이 되어 보겠다고 집에 얽매이지 않겠다, 부모님 뜻대로 살지 않겠다, 그래서 집 떠나 고향을 버렸는데. 근데 그래서 우떠이 됐아. 결국은 옛날 사람들 방식에 붙들리고 말았지.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사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인생을 살구 말았아 ― 본문 발췌


남편을 떠나보내고 난 후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수많은 자신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본연의 욕망부터 사회적 요구에 맞춰 그 욕망을 억누르던 수많은 목소리들까지, 혼자된 모모코 씨는 타인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에 온전히 귀 기울인다. 목소리를 듣던 모모코 씨는 깨닫는다. 나, 좀 더 날 믿어 볼걸. 사랑에 날 팔아넘기지 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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