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기계들이 온다 - 박순서 지음/도서출판북스톤 |
실리콘밸리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유일한 것,
당신과 자녀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KBS 〈시사기획 창〉 인공지능 시리즈 완결판
인간을 위한 일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모든 것을 기계에 빼앗기기 전에
우리와 다음 세대의 생존전략을 모색하라!
‘튜링 테스트(Turing Test)’를 아는가? 기계 즉 컴퓨터나 봇(Bot) 같은 프로그램에 인간만이 가진 ‘지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들어진 테스트다. 일상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튜링 테스트로는 캡차 프로그램이 있다. 캡차는 찌그러진 문자와 숫자 그리고 배경 이미지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람은 유심히 보면 본래 어떤 모양이었는지 알 수 있지만 컴퓨터는 추론해내기 어렵다. 이러한 원리로 캡차는 어떤 웹사이트에 회원가입을 시도하고 있는 상대방이 인간인지 아니면 컴퓨터가 만들어낸 프로그램인지 자동으로 식별한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캡차를 통과하기 위해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 2013년 처음으로 캡차 통과에 성공한 인공지능이 나타났다. 비카리우스(Vicarious)의 공동설립자이자 뇌과학자인 딜리프 조지는 실제 뇌가 작동하는 원리를 컴퓨터 알고리즘에 적용해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다. 그들이 만든 인공지능은 구글과 야후, 페이팔닷컴, 캡차닷컴 등 수많은 웹사이트에서 캡차의 이미지를 인식하는 데 성공했다. 무려 90%의 성공률이다.
인공지능이 캡차를 통과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기계가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예측하고 상상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리라는 것이다.
비카리우스는 2010년에 실리콘밸리에 세워진 스타트업이다. 실리콘밸리에는 이들처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음식을 가져다주는 로봇에서부터 대형마트에 물건을 사러 간 고객에게 쇼핑목록을 족집게처럼 추천해주는 미래형 카트 같은 것들이 이곳에서 개발되고 있다. 그동안 인류가 살아왔던 생활방식과 크고 작은 영역들을 자동화하는 아이디어와 기술들이 실리콘밸리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것도 있다. 바로 새로운 일자리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기존 직원들이 너무 많아서도 아니고, 역량 있는 인재를 찾지 못해서도 아니다. 그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예전처럼 많은 직원들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을 보라. 이 세 기업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하면 1조 달러가 훨씬 넘는다. 그러나 이들 회사에서 일하는 임직원을 모두 합해도 15만 명이 되지 않는다. 2014년 기준 국내외 임직원 수가 31만 9000명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절반도 되지 않는 규모다. 훨씬 적은 수의 직원으로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 것, 이것이야말로 실리콘밸리의 저력이자 우려할 지점이다.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은 예전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들이 그동안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가치와 부를 생산하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인간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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