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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현관 앞 생존배낭 - 9.12 경주 지진을 겪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by 글쓰남 2017.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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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앞 생존배낭 - 10점
권오민 외 지음, 김영린.신혜원.윤광웅 그림/아루

경주 지진을 기록하다


지진 이야기 맞습니다! 

2016년 9월 12일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한 이례 최고치의 지진이 경주에서 일어났습니다. 규모 5.1과 규모 5.8의 지진이 한 시간여 만에 다발적으로 일어났지요. ‘불의고리’에 들어 있는 일본이 방패막 역할을 해 줘서 우리나라는 비교적 지진에 안전한 나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이미 지진은 일어났고 지난 기록은 하등 의미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경주와 경주 가까이에 살고 있는 수십 만의 사람들이 지진의 실상을 경험하고 말았으니까요. 지진의 공포가 뭔지 알아 버렸거든요.



하지만 경주에서 조금 떨어진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 지진을 느꼈다는 사람도 꽤 많았습니다. 침대나 소파가 ‘조금’ 흔들렸다고 했습니다. 허나 경주에선 결코 ‘조금’이 아니었습니다. 그릇장의 그릇이 깨지고, 어항이 깨지고, 책장에 올려 둔 것이 쏟아졌습니다. 시내 가게의 통유리가 와장창 깨지기도 했습니다. 제일 크게 이슈가 된 것은 기와집의 기와가 무너져 내린 일이었지요. 


하지만 지진 뉴스가 잊혀지는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습니다. 2016년 하반기를 뜨겁게 했던 국정 농단 사건과 탄핵 뉴스가 모든 뉴스를 덮어 버려 그런 면도 있지만 사실 그게 아니었다 하더라도 지진 뉴스는 쉽게 잊혀졌을 겁니다. 경험하지 못한 이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기란 힘든 일이니까요.


그래서 기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주에서 지진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몸에 새겨진 지진 공포와 두려움이 옅어지기 전에 그 이야기를 풀어낼 장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경주와 울산, 포항에서 경험한 사람들의 지진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짙은 삶의 냄새가 배어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삶터가 흔들린, 삶의 목표나 꿈마저 흔들리고 만 지진 이야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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