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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코뿔소 모자 씌우기 - 제2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시 부문 수상작

by 글쓰남 2023.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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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모자 씌우기 - 10점
임수현 지음, 오윤화 그림/창비

외로움을 넘어 자유롭게 뛰노는
눈 밝은 아이들의 뒤죽박죽 상상 나라

★제2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시 부문 수상작★

외로운 아이가 갖는 정서를 예민하고 섬세하게 다루는 시인의 솜씨에 신뢰가 간다.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세워, 인간 사회의 은유로 세계를 확장해 보여 주는 작품들에서는 독특한 재미가 느껴진다. 진지하고 조금은 어두운 색채를 지닌 작품도 있지만 한편으로 어린이 특유의 발랄함도 잘 그려 냈다. 전반적으로 세심한 관찰력과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_심사평(김제곤 원종찬 배유안 이반디)

‘자기 세계’를 만들어 가는 상상의 나라

2016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임수현 시인은 제7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에 이어 제2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시 부문까지 수상하며 동시 문학계의 튼튼한 기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인은 외로운 아이의 마음을 살피는 섬세한 시선과 현실을 바탕으로 한 환상성으로 빚어낸 독특한 상상의 나라로 평단은 물론 독자에게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림자들이 모여 사는 나라가 있어 / 거긴 개도 사람도 정어리 그림자도 / 다 같은 말을 쓰는 나라야 // 물고기는 날아다니고 / 새들은 물속을 헤엄쳐 / 사람들은 새처럼 날고 / 새들은 사람처럼 웃는 곳이야 / 모두가 엄마고 아빠야 / 누구나 친구가 되는 곳이야 // 가시로 뒤덮인 크고 작은 나무들과 / 풀들이 성처럼 우거져 / 눈 밝은 아이들만 발견할 수 있는 곳이야 // 자! 이제 눈을 감아 / 어둑어둑 밤이 다가오고 있어. ―「어둑어둑 그림자 나라」

『코뿔소 모자 씌우기』는 개도 사람도 정어리도 같은 말을 쓰는 자유롭고 평등한 「어둑어둑 그림자 나라」의 초대로 시작된다. 그곳은 햇볕 아래 누워 학교 가기 싫다고 외치는 고양이도(「고양이 학생 구함」), 하나도 안 심심한 척하지만 실은 무척 심심한 토끼도(「하나도 안 심심한 토끼」), 높이 집을 짓는 달팽이에게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나’도(「달팽이 집 짓기」)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공간이다. 정해진 규칙과 어려운 질문이 가득한 어른의 세계에서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는 어린이는 외롭기 일쑤다. 시인은 동시를 통해 그동안 쌓아 온 외로움을 마음껏 이야기하고 털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외로울 때마다 들를 수 있는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기를 응원한다. 더불어 우리의 모습이 담긴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고,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엉뚱한 질문도 소리 내어 말하는 일이 ‘나’의 세계를 만드는 데 큰 발판이 된다는 걸 깨닫게 한다.

https://youtu.be/jbGh_h4Si1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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