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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일할 자격 - 게으르고 불안정하며 늙고 의지 없는… ‘나쁜 노동자’들이 말하는 노동의 자격

by 글쓰남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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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자격 - 10점
희정 지음/갈라파고스


모두 일해야 한다지만 아무나 일할 수 없는 사회,
다가설 수 없는 ‘노동의 자격’에 대하여

“그러게 좀 열심히 살지…” 산업재해나 과로사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 달린 댓글을 심심치 않게 본다. 너무 열심히 일하다 다치고 사망한 이들에게 ‘열심’이란 잣대를 들이댄다. 다치고 죽은 이들이 행한 ‘열심’과 세간의 ‘열심’은 다르다. (사람들은 ‘열심히’ 살았다면 지방의 작은 대학을 졸업할 리 없다고 생각하고, 졸업 후 변변한 곳에 ‘정식’ 취업을 하지 못할 리 없다고 여긴다.) 이렇듯 누군가의 ‘열심’은 ‘진정한 열심’이 아니다. 그리고 ‘진정한 열심’을 행한 것이 아니라면, 그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는 모두 개인의 탓이 된다.
이 책은 누구나 제 밥벌이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세상, 일하지 않은 자는 먹지도 말라는 세상, 즉 ‘노동자’가 ‘사람’의 자격이 된 세상,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노동시장에서 소외될 수 없다고 믿는 세상에서 ‘일할 자격’이 진정 모두에게 보편타당한 것인지를 묻는다.
“당신은 젊은가? 몸이 건강한가? 외모가 준수한가? 신체에 손상이 없는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없는가? 의지는 강한가? 생활 패턴이 안정적인가? 교우 관계가 원만한가? 최종 학력이 평균 이상인가?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이 있는가?”
당신은 이 질문들로부터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가? 지금의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더라도, ‘(정상) 노동자’로 살아가는 시간은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노동의 시간 전체에서 아주 잠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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