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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감옥 - 찰스 스트로스 지음, 김창규 옮김/아작 |
“찰스 스트로스는 영리하게도 카프카식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현재의 기관과 관습을 조롱한다.”
-<뉴욕 타임즈>
찰스 스트로스는 영국 출신 SF/판타지 작가다. 초기 작품은 하드 SF와 스페이스 오페라에 치우치는데, 그중에서도 기술적인 특이점을 배경으로 삼는 작품들이 많다. 기술적인 특이점의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단히 말하면 인류가 물질 입자와 에너지를 양자 수준에서 마음대로 다룰 수 있고, 최소한 인간과 대등한 능력을 보유한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는 가상의 어느 시점을 가리킨다. 그 시점을 특이점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특이점 이후로 인류의 생활상과 능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트로스는 이런 특이점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는데, 특히 특이점 이후의 세계는 네트워크상에 펼쳐질 것이라는 가정을 즐겨 이용한다. 이는 그의 경력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트로스는 전업 작가가 되기 전 컴퓨터와 리눅스 관련 기사를 쓰는 기고가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점점 빠르게》, 에스카톤 시리즈로 불리는 2부작, 그리고 이 책 《유리감옥》이 특이점을 배경으로 삼은 SF에 속한다. 이 네 작품은 2003년에서 2006년 사이에 출간되었다.
정통 스페이스 오페라로 분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줄기는 Saturn’s Children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장편 두 권과 하나의 단편으로 구성되며, 장편 두 권은 각각 2008년과 2013년에 출간되었다.
그다음으로 스트로스가 최근에 후속작들을 집필 중이라고 스스로 밝힌 Merchant Princess 시리즈가 있다. 이 시리즈는 평행우주 이야기이고 대체역사물이니 역시 SF로 분류할 수 있다. 기본 설정은 평행우주 이야기에서 흔히 볼 수 있듯 평행우주 사이를 넘나들 수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하지만 시리즈 이름에서 보듯 두 세계에 걸친 상업활동이라는 요소가 추가되어 개성을 더하고 있다. Halting State 시리즈 역시 일종의 대체역사 SF로 분류할 수 있겠다.
영미권 SF/판타지 시장에서 작가 한 사람이 두 장르의 작품을 모두 집필하는 건 흔한 일이다. 그리고 두 장르의 장점을 교차해서 수용하는 것도 꽤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거기에 더해 비교적 최근 세대라 할 수 있는 일군의 작가들은 본인이 흥미를 느꼈던 게임이나 소설의 세계관을 명시적으로 빌려 딱히 장르를 선 긋기 힘든, 그러면서도 재기 넘치는 작품들을 쏟아내는데, 스트로스 역시 이런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The Laundry Files 시리즈가 정확히 이 영역에 속한다. IT 기술, 수학, 러브크래프트 풍 세계관에 바탕을 둔 호러 요소, 첩보물이라는 요소가 한데 모인 것이 이 시리즈이며, 2004년에 출간된 《The Atrocity Archives》를 필두로 지금까지 여섯 권이 출간되었고 세 권이 더 계획되어 있다.
찰스 스트로스는 TRPG 설정인 AD&D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AD&D 세계관 설정이나 고전 명작 CRPG인 ‘네버윈터 나이트 2’와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를 즐겨본 사람이라면 데스나이트, 슬라드, 기스저라이 등의 괴물이나 종족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 존재들을 만든 사람이 바로 찰스 스트로스이니, 그가 RPG 게임 설정에 큰 관심을 뒀다는 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스트로스는 그 밖에도 SF 작가인 코리 닥터로우와 함께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CCL: 저작권자가 제시한 조건을 만족하면 이용 가능한 라이센스) 하에 작품 일부를 공개하는 운동을 펼친 바 있다. 지금도 찰스 스트로스의 공식 블로그에 들어가면 CCL의 범위 안에서 다운로드 받아 읽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
그는 《점점 빠르게》로 2006년 로커스상을 수상했고, 단편 SF로 휴고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다. 본서 《유리감옥》은 2007년에 프로메테우스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휴고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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