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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우리 집 문제

by 글쓰남 2017.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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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문제 - 10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재인

베스트셀러 『오 해피 데이』 그다음 이야기!


〈달콤한 생활?〉은 32세 남편이 주인공. 29세 아내와 두 달 전 결혼한 그는 신혼 생활이 답답하다. 매사에 완벽한 천사표 아내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어색하고 부담스럽다. 오랜 독신생활 탓인가 자책도 해보지만 해결책은 없다. 야근을 핑계 대고 마작을 하거나, 퇴근길에 집 근처 커피숍에 들렀다 느지막이 귀가하는 일이 잦아진다. 한마디로 위기의 신혼이다. 


〈허즈번드〉에서는 남편 회사의 소프트볼 시합에 응원하러 간 아내가 주인공. 남편이 회사 사람들에게 찬밥 신세라는 비밀을 알게 된다. 임신한 아내는 남편이 정리해고를 당하게 되지나 않을까 고민하는 한편 갖은 수모를 참고 회사를 다니는 남편에 대한 연민에 휩싸인다. 


〈에리의 에이프릴〉에서 고3인 딸은 어느 날 부모의 이혼이 임박했음을 눈치 챈다. 부모가 이혼하면 자신은 어떻게 될지를 걱정하며 온갖 공상에 젖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불화 사실을 자식들에게 숨겨 온 부모를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동시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먹는 것만 밝히는 동생이 야속하기만 하다. 주인공은 고민 끝에 학교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의외로 주위에 이혼 가정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된다. 



〈남편과 UFO〉편에는 결혼 17년 차의 전업주부가 등장한다. 남편이 어느 날 UFO와 교신했다고 말한다. 황당했던 아내는 남편이 격무 탓에 정신적 위기에 빠졌을 거라고 짐작한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이 직장에서 곤란에 처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귀성〉은 결혼 후 처음으로 명절을 맞아 귀성하는 부부의 스토리다. 각각 삿포로와 나고야가 고향인 남편과 아내는 첫 명절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꿈꾸지만, 현실은 처가와 시댁을 둘 다 방문할 수밖에 없는 처지. 두 도시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성격과 가풍도 다른 두 집을 차례대로 방문하면서 서로 상대편 집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엮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그럼에도 두 가정 사이에는 여전히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는 걸 발견한다. 어쩌면 한국과 그리 똑같을 수 있는지, 진한 공감이 느껴진다.


마지막 〈아내와 마라톤〉은 소설가 남편과 전업주부 아내의 이야기. 남편은 유명 문학상을 수상한, 이른바 잘나가는 인기 작가다. 반면 아내는 남편이 잘 나갈수록 소외감이 깊어 간다. 게다가 거금을 주식투자에 날리는 바람에 더욱 주눅이 들어 있는 상태. 친하게 지내던 동네 사람들도 남편이 유명세를 타면서 하나둘 멀어져 간다. 고심 끝에 아내가 선택한 것은 달리기. 나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 자신과 그 가족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전편 『오 해피데이』에 수록된 〈아내와 현미밥〉 편과 등장인물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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