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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어른의 그림책 - 우리는 그림책을 함께 읽는다

by 글쓰남 2019.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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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그림책 - 10점
황유진 지음/메멘토

이 책의 저자는 한때 IT 통신회사에 10년간 다니며 두 번의 임신과 출산으로 복직과 퇴직의 기로에 섰던 워킹맘이었다. 깊은 불안에 휩싸여 있던 그에게, 서커스단 광대인 난쟁이 듀크와 재주 부리는 곰 오리건의 여행담 『오리건의 여행』(라스칼 글·루이 조스 그림)이 마침내 새로운 길을 찾으라는 용기를 주었듯, 이제 그림책은 감정 치유와 위로를 넘어 어른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는 매체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각자의 집에서 각자의 마음을 위로하던 그림책들이 집 밖으로 나오고 있다. 도서관에서, 동네책방에서, 카페에서, 육아 모임에서 어른들이 그림책 앞에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그림책으로 위로 받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림책의 선한 영향을 전하기 위해 그림책테라피스트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다. 그는 주로 어른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준다. 어른들은 긴 세월 문자로 세상을 읽고 파악해왔기에 혼자 그림책을 보면 글만 읽고 그림은 스쳐 지나기 십상이다. 그런데 누군가 낭독해주는 그림책을 보면 눈은 그림에 귀는 이야기에 머무르면서, 눈과 귀가 함께 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림책이 ‘누군가 읽어줄 때 빛을 발하는 매체’기 때문이다.

저자가 진행하는 그림책 함께 읽기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은 3, 40대 엄마들 비중이 높지만 직장인, 워킹맘, 중년 남성, 여성 노인, 교사, 프리랜서, 심리상담사처럼 세대, 직업, 결혼 여부, 처한 상황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연령, 계층의 사람과 그림책을 읽을 때 마음 돌봄 효과는 배가된다. 그림책 주인공들이 겪는 위기와 갈등은 대부분 누구나 겪는다. 함께 읽기 모임에 참석한 이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위기와 갈등을 재해석하고, 다르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나누며 안도한다. 인생에서 휘청거리는 것은 나만이 아니라고 누구나 시련을 견디는 법이라고, 그림책은 물론이고 함께 읽는 이들이 말해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림책과 사람에 기대어 마음을 돌보고, 소중한 이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갈 방도를 알려주는 ‘그림책 함께 읽기’의 마법을 전하는 가이드북이자 독서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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