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보류가 되나요 - 마리옹 파욜 지음, 이세진 옮김/북스토리 |
보류된 사랑들이 지금 하고 있는 사랑보다 더 눈부셔 보일 때
‘정말 이게 사랑이 맞기는 한 걸까요?’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는 마리옹 파욜이 ‘사랑꾼’인 한 남자의 삶을 통해서 지나간 사랑들의 의미에 대해서 묻는 작품집이다. 흔히 ‘썸을 탈 때가 사랑이 가장 사랑다울 때’라고들 하는데, 그 썸 단계에서 넘어가지 못한 ‘보류된 사랑들’을 마리옹 파욜은 재치 있고 흥미로운 시선으로 질문을 던지며 날카롭게 그려낸다. ‘안정된 지금의 사랑’보다도 아름다워 보이는 ‘과거의 보류된 사랑들’은 과연 정말로 더 아름다운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란 무엇일까.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해서 마리옹 파욜은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라는 아주 특별한 그림 에세이로 대답한다.
여기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는 한 남자가 있다. 아내와 함께하는 삶에는 아무런 불만이 없지만, 그래도 만약 아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이 머리 한구석에 계속 남아 있다. 서로의 취향을 너무도 잘 알고, 함께 있는 시간이 편안하고, 평생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가보지 않은 길에 미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런 그가 과거에 만났던 세 여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전혀 아내와 다른 사람들이지만 왠지 아내의 조각들을 지니고 있는 묘하게 아내와 닮은 여자들,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차마 진행시키지 못하고 보류했던 사랑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는 이런 과거 보류된 사랑들의 이야기를 마리옹 파욜의 세련된 그림과, 마치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듯한 형식을 통해 하나의 작품처럼 엮어낸다. 회한과 아픔을 안겨주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은 회의가 들 때가 있다. 또 현재 누리고 있는 편안하고 안정된 사랑이 우리에게 설렘을 안겨주지 못하고 지루한 일상처럼 퇴색될 때는 사랑이란 영원히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고, 그게 과연 존재하기는 한 것인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이에 대한 마리옹 파욜의 대답은 ‘그래도 우리는 사랑을 해야 한다’로 끝맺는다.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는 사랑에 대한 회의마저도 긍정하는 마리옹 파욜식 사랑 찬가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어쨌거나 아직 사랑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사랑하는 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드거 앨런 포 전집 완전판 세트 - 전6권 (0) | 2018.12.07 |
---|---|
시애라의 인형옷 아틀리에 - 따라 만들고 싶은 시애라의 인형옷과 소품 (0) | 2018.12.06 |
츄팝의 DIY 슬라임 카페 - 츄팝의 슬라임 레시피 20개 수록 (0) | 2018.12.06 |
달이 부서진 밤 (0) | 2018.12.05 |
오후도 서점 이야기 (0) | 2018.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