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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

by 글쓰남 2018.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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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조각들』의 작가 마리옹 파욜의 새로운 대표작!
사랑도 마음도 보류가 되나요? 
사랑을 시작하는 방법에는 수억 가지 정도가 있겠지만, 서로 첫눈에 반해서 시작하는 사랑이 아닌 이상 서로의 마음을 알아내기 위해서 ‘썸’이라는 단계를 거치곤 한다. 그 단계에서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나의 진심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리고 바로 그 단계에서 ‘사랑’에 대한 가장 진지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퍼붓는다. ‘정말 이게 사랑일까’ ‘그도 내 사랑의 깊이와 같을까’ ‘지금 이 사랑이 내게 최선일까’ 이런 다양하고 진지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너무도 모호하고 개인적이라서 정말 어렵기 짝이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사랑에 대해서 고민하고 상담하고 알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이라는 말이 빛바랜 것처럼 보이는 현재에도 끊임없이 사랑에 천착하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세련되게 변주해서 연주하는 작가 마리옹 파욜. 관계에 대한 다양한 단상을 철학적으로 보여주었던 책 『관계의 조각들』, 그리고 연인들의 어떤 장난을 재기 넘치게 보여주었던 『어떤 장난』에 이어 이번에는 사랑에 대한 고찰을 담은 신작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가 북스토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으로 마리옹 파욜은 2018년 앙굴렘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인정받았다.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 - 10점
마리옹 파욜 지음, 이세진 옮김/북스토리


보류된 사랑들이 지금 하고 있는 사랑보다 더 눈부셔 보일 때

‘정말 이게 사랑이 맞기는 한 걸까요?’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는 마리옹 파욜이 ‘사랑꾼’인 한 남자의 삶을 통해서 지나간 사랑들의 의미에 대해서 묻는 작품집이다. 흔히 ‘썸을 탈 때가 사랑이 가장 사랑다울 때’라고들 하는데, 그 썸 단계에서 넘어가지 못한 ‘보류된 사랑들’을 마리옹 파욜은 재치 있고 흥미로운 시선으로 질문을 던지며 날카롭게 그려낸다. ‘안정된 지금의 사랑’보다도 아름다워 보이는 ‘과거의 보류된 사랑들’은 과연 정말로 더 아름다운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란 무엇일까.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해서 마리옹 파욜은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라는 아주 특별한 그림 에세이로 대답한다. 

여기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는 한 남자가 있다. 아내와 함께하는 삶에는 아무런 불만이 없지만, 그래도 만약 아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이 머리 한구석에 계속 남아 있다. 서로의 취향을 너무도 잘 알고, 함께 있는 시간이 편안하고, 평생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가보지 않은 길에 미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런 그가 과거에 만났던 세 여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전혀 아내와 다른 사람들이지만 왠지 아내의 조각들을 지니고 있는 묘하게 아내와 닮은 여자들,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차마 진행시키지 못하고 보류했던 사랑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는 이런 과거 보류된 사랑들의 이야기를 마리옹 파욜의 세련된 그림과, 마치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듯한 형식을 통해 하나의 작품처럼 엮어낸다. 회한과 아픔을 안겨주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은 회의가 들 때가 있다. 또 현재 누리고 있는 편안하고 안정된 사랑이 우리에게 설렘을 안겨주지 못하고 지루한 일상처럼 퇴색될 때는 사랑이란 영원히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고, 그게 과연 존재하기는 한 것인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이에 대한 마리옹 파욜의 대답은 ‘그래도 우리는 사랑을 해야 한다’로 끝맺는다. 『사랑도 보류가 되나요』는 사랑에 대한 회의마저도 긍정하는 마리옹 파욜식 사랑 찬가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어쨌거나 아직 사랑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사랑하는 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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