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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바람으로 그린 그림

by 글쓰남 2017.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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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으로 그린 그림 - 10점
김홍신 지음/해냄

내 사랑이라 믿었던 인연이 나를 떠나간 후…… 닿으면 델 듯이 눈부시고 찬란한 사랑에 있는 힘껏 달려들었던 과거가 추억으로만 남은 지금, 가슴에 결코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된 사랑을 뒤쫓아 가보면 과연 어떤 그림을 마주하게 될까?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로 그동안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소설가 김홍신의 신작 장편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이 드디어 출간된다. 역사적?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소설들을 다수 집필했던 작가는 근래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감정인 ‘사랑’에 대해 천착하고 있다. 전작 『단 한 번의 사랑』에서 가슴 깊이 묻어둔 첫사랑을 다시 만나 자신의 모든 걸 바쳐 그 사랑을 완성시키는 연인들의 모습을 그렸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마음속에 비밀을 간직한 채 침묵의 사랑으로 곁을 지키는 또 다른 성숙한 연인의 모습을 소설화했다.



신작『바람으로 그린 그림』은 사랑의 상처 때문에 더 이상의 사랑을 두려워하는 여인과 가톨릭 신부가 되려던 삶의 진로를 그 여인으로 인해 바꾼 남자의 운명적 사랑 이야기다. 소설은 두 주인공을 1인칭 시점의 화자로 번갈아 등장시키면서 이들의 감정 변화를 면밀히 따라간다. 주인공들의 대화와 독백을 통해 사랑의 매개를 보다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덕분에 사랑의 감동은 극대화된다. 성당에서 복사로 섬기며 신학대학을 꿈꾸던 학생이 7살 연상의 성가대 반주자를 만나 서로를 세례명인 ‘리노’와 ‘모니카’로 부르며 세속으로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그려나가는 지고지순한 여정은 진실한 사랑의 가능성과 가치를 보여준다.


외아들을 큰집의 양자로 보낼 수 없어 집안 어른들에게 면박을 당하면서도 보란 듯이 자식을 의사로 키워 내보이려는 리노 어머니가 소문난 모범생이었던 모니카를 불러 리노의 공부를 도와 달라 부탁한 것을 계기로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무르익는가 하면, 모니카가 느닷없이 나타나 해코지하는 옛 약혼자 준걸의 횡포에 못 이겨 은행원과 도망치듯 결혼을 결심하게 되자 리노가 절망에 휩싸이는 등, 소설은 사랑의 고조와 좌절을 오가며 성숙해져가는 이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담아낸다.


“사랑이 고통스러워도 물러설 수 없는 것은 그 어딘가에 황홀함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아픔에 맞서 사랑과 용서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그린 『바람으로 그린 그림』은 우리가 잃어버린 사랑의 감각을 부드럽게 일깨워줌으로써, 은은한 향기가 되어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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