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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by 글쓰남 2017.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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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겪는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행동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춘천 인문학카페36.5도 운영자 홍승은.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는 홍승은이 여성혐오가 일상화된 한국사회를 사는 20대 여성으로서 겪었던 일과, 그를 통해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기록한 책이다. 그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뭐가 문제인지도 알기 힘든 삶 속의 차별과 편견, 폭력을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소재 삼아 일상 언어로 풀어나간다.


홍승은은 2016년을 정점으로 페미니즘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와 글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낙태 경험을 담은 글은 수만 명에게 공유되고 공감을 얻으면서 널리 읽히기도 했다. 그런 그도 처음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게 쉽지 않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수도권에 사는 중산층 이상의 고학력 이성애자 남성의 기준에 맞춰 짜여 있으므로. 그런 세상에서 기준 바깥의 존재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때, 세상은 그것을 불편해하고 터부시하며 사적이라 의미 없는 얘기로 치부한다. 



그렇게 기준 밖의 존재는 자신을 목소리 내기에 부족한 사람이라 여기게 되고. 그럼에도 홍승은이 공개적으로 말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페미니즘’ 덕분이다.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만약 한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같은 페미니즘의 말들은 그가 자신의 경험을 글로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페미니즘을 접하는 사람들은 불편해한다. 모르고 지냈거나 모호하게만 느끼던 일상 속의 부당함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아무렇지 않게 해왔던 말과 행동이 잘못이라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자신이 마주했던 세계를 해석하고 말하는 홍승은의 글 역시 우리에게 불편함을 안겨준다. 하지만 그때의 불편함은 일종의 선물이다.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낡고 폭력적인 관습적 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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