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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나를 보내지 마 / 가즈오 이시구로 - Never Let Me Go

by 글쓰남 2017.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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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 10점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민음사

캐시는 11년 이상 간병사로 일해 왔다. 그녀는 지금은 폐교가 된 기숙 학교 ‘헤일셤’ 출신으로, 소설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추억 속의 헤일셤 시절과 현재가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여느 시골 학교와도 같이 평온해 보이지만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차단된 ‘헤일셤’. 캐시 곁에는 루스와 토미가 있다. 토미는 미술 시간에 장난삼아 그린 수준 낮은 그림으로 친구들에게서 놀림을 받았지만, 셋은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로 잘 지냈다. 이곳에서는 1년에 몇 차례씩 판매회가 열려 왔다. 학생들은 각자 만든 작품을 서로 교환하고, 그때 나온 최고의 작품을 학교 외부에서 화랑을 운영한다는 마담이 가져가곤 했다. 이 판매회는 암묵적으로 학생들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평가하는 자리가 되었지만 어느 선생님도 화랑이나 마담에 대해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루시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그들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들이 인간의 장기 이식을 위해 복제되어 온 존재라는 선생님의 충격적인 발언으로 아이들은 자신들의 존재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 이들은 코티지로 옮겼다. 헤일셤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잠시 거쳐 가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해 준 ‘근원자’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근원자가 창녀나 알코올 중독자, 매춘부, 죄수들일 거라고 여겼다. 

캐시는 셋 중에서 가장 먼저 코티지를 떠나 간병사가 되었다. 어느 날 캐시는 루스가 첫 기증을 마치고 회복 센터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를 간병하기로 한다. 루스는 캐시에게 토미의 소식을 전해 주었고, 이들은 함께 재회한다. 이들이 서로 떨어져 있던 10여 년 동안 토미는 간병사로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기증 통보를 빨리 받았고, 루스는 5년 정도 간병사로 일하고 기증자가 되기로 결정했다.



루스는 헤일셤에 떠돌던 의혹들을 캐시와 토미가 해결해 주기를 바라면서 그간 알아낸 마담의 주소를 건네주고, 두 번째 기증 후 세상을 떠난다. 루스의 권유에 따라 캐시는 토미의 간병사가 되었고, 함께 마담을 방문한다. 

마담의 집에서 헤일셤 교장이었던 에밀리 선생님도 함께 만나고, 그 자리에서 모든 진실을 알게 된다. 인간의 장기 기증을 목적으로 복제 인간을 수용해 온 여느 곳과 달리 ‘헤일셤’은 복제 인간에게도 영혼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한 곳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예술품을 만들게 하고 판매회를 정기적으로 치러 왔던 거였다. 하지만 인간들이 지능적인 복제 인간에 대해 공포를 품게 되면서, 차츰차츰 헤일셤에 대한 후원이 끊기고 결국 문을 닫게 된 것이었다. 

예기치 못한 자신들의 삶의 실체를 깨달은 후 캐시는 “그래도 우리한텐 단 한 번밖에 없는 삶”이라며 비통해한다. 이후 토미는 네 번째 기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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