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 - 롤프 할든 지음, 조용빈 옮김/한문화 |
인류가 오염시킨 지구 환경,
그 원인 물질의 출처와 이동 경로를 밝힌
환경 에세이
환경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화학 오염 시대
《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는 인간이 삶의 편의를 위해 개발한 각종 화학 물질이 어떤 식으로 지구와 인간의 몸을 오염시키는지 그 과정에 주목한 책이다. 매일같이 사용하는 개인 위생용품의 항균 성분, 농업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뿌리는 화학비료, 화재 발생을 낮춘다는 명목으로 온갖 소비재에 들어가는 난연제, 생분해 정책의 실패를 방증하는 플라스틱 등이 언제,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물질들이 세기에 세기를 거듭하면서 인류에게 어떤 피해를 가져왔는지 과학적으로 추적한다. 그리고 모든 오염 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인간의 몸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음을 여러 차례 확인한다.
롤프 할든 박사 연구팀이 잔류 독성 화합물의 탄생과 변화를 좇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오염 과정을 정확히 이해해야 우리 삶의 지속 가능성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 오염 및 기후 위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된 게 거의 없으며,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롤프 할든 박사는 개인적 또는 사회적 수준에서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는 일이 곧 지구라는 거대한 환경의 생존과 맞닿아 있음을 강조한다. 환경은 인간의 외부적 조건이 아니라 함께 호흡하고 마시고 입고 창조하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잔류 독성 물질이 우리가 먹고 입고 바르고 만들어 낸 모든 물질에 실려 순환하는 과정을 확인했다면, 스스로 질문해 보자. 이대로 정말 괜찮은 것인가? 계속해서 자연을 오염시키며 편안히 살 것인가? 선택은 당신 몫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환경과 내가 하나라는 인식
인류는 거대 자연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1800년대 두 번의 산업혁명을 거치며 조금씩 지구상에서 주연이 될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철, 인,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원소나 에너지를 발견하면서부터다. 사람들은 이 귀한 자원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몰랐고, 그만큼 흥청망청 소비했다. 자연을 통제하고 지구를 정복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며 철도망을 늘리고, 각종 기기를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했다. 인류의 삶은 편리해졌고 급속도로 발전했지만, 그만큼 유독 물질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현재 시점에서 환경오염의 원인을 역추적하다 보면 토지, 물, 대기 등 어떤 부문에서든 인류의 이런 얄팍한 의식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생물학(환경 정화) 및 토목공학, 환경공학(환경 보건)을 전공한 롤프 할든 박사는 전 세계가 직면한 지구 오염 문제의 궤적을 책에 낱낱이 소개하고자 했다. 그가 환경 보건, 노출 과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된 계기는 ‘학자로서 무엇을 연구해야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와 같은 실존적 의문에서 비롯했지만, 이제는 오염 문제의 과거와 현재를 똑바로 보고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 곧 ‘지속 가능한’ 환경 대책을 세울 유일한 방법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이 환경 문제를 자기 일로 인식하기를 바란다는 간절함을 이 책에 담았다. 《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는 어쩌면 독자들에게 불편한 책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인류가 오래도록 생존하길 바란다면 이 불편한 질문이 꼭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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