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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후 불어 꿀떡 먹고 꺽!

by 글쓰남 2016.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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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불어 꿀떡 먹고 꺽! - 10점
장세이 지음/유유
맹꽁징꽁, 으밀아밀, 시룽새룽, 고래고래, 훌쩍훌쩍, 얼렁뚱땅!
말에 재미와 힘을 실어 주는 품사인 부사, 그 가운데서도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하면 혀끝으로 구르는 느낌 덕인지 말이 좀 더 감칠맛 나게 느껴집니다. 어릴 때 즐겨 불렀던 동요만 떠올려 보아도 입 안에서 노래를 맛있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건 역시 의성의태어입니다. 동요 「구슬비」의 가사를 떠올려볼까요?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 방긋 웃는 꽃잎마다 송송송-” 이 노래는 의성의태어로 가득하고, 따라 부르면 입 안도 기분도 동글동글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한국어를 이렇게 풍요롭게 만드는 의성의태어,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 쓰고 있을까요? 저자는 이 책을 쓴 취지를 이렇게 밝힙니다.
“소리와 모양을 본뜬 의성의태어는 어감이 뛰어나 글로 썼을 때보다 말로 했을 때 실감난다. 전래 동화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그 뜻에 맞게 어감도 발달했을 터인데, 어쩐 일인지 요즘은 입말로 잘 쓰지 않는다. 어린아이가 한글 깨칠 때 배우는 말, 동화나 동요에나 등장하는 말 정도로 여긴다. 방송 프로그램 자막으로 간간히 활용되곤 하지만, 그나마도 한정된 단어가 반복된다. ‘ㅋㅋㅋ, ㅋㄷㅋㄷ, ㅠㅠ’ 등 닿소리나 홀소리로 감정을 표현하는 이유가 효율과 편리 때문이라면 단언컨대 의성의태어가 훨씬 쓸모 있는데, 왜 쓰지 않는 걸까. 그 의문은 곧 이 책의 중심축이자 원동력이 되었다. 이 책의 주안점을 ‘실용성’에 둔 이유이기도 하다.”(「맺음말」에서)




말맛을 살리는 의성의태어, 그 말의 재미를 오밀조밀 살핀 첫 교양서
『후 불어 꿀떡 먹고 꺽!』은 의성의태어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상황에 따라 나누고 뜻에 따라 갈래지은 책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표현한 다종다양한 의성의태어를 새롭고 발랄한 언어 감각으로 선보입니다. 평소 자주 쓰이는 의성의태어를 분류하면서, 낯설지만 놓치기 아까운 숨은 보석 같은 의성의태어도 넌지시 알려 주지요. 예컨대 “남이 알아듣지 못할 말로 요란스럽게 지껄이는 모양”이라는 뜻의 ‘맹꽁징꽁’이나 “비밀히 이야기하는 모양”을 가리키는 ‘으밀아밀’은 기억해 두었다가 언젠가 꼭 써 보고 싶은 단어입니다.
이 책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특징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저자가 상황에 따라 모은 단어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표를 만들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꼭지마다 의성의태어를 활용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독자는 도표를 통해 상황에 따른 의성의태어의 뉘앙스와 느낌을 살필 수 있고, 저자가 창작한 이야기를 읽으며 의성의태어의 활용법과 더불어 읽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책 맨 뒤에는 본문에 등장하는 의성의태어의 뜻풀이를 싣고 본딧말, 준말, 작은말과 큰말, 센말과 거센말, 여린말, 비슷한말 등을 표시하여 해당 의성의태어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했습니다. 
말과 글에 리듬감을 부여하고 쓰고 말하는 재미를 더해 주는 의성의태어는 우리가 일상에서 곧잘 쓰면서도 정작 제대로 살피지 못한 우리말의 보물상자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말을 좀 더 알고 싶고, 폭넓고 다채롭게 쓰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좋은 선물이 되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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