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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활자와 근대 - 1883년, 지식의 질서가 바뀌던 날

by 글쓰남 2018.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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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와 근대 - 10점
박천홍 지음/너머북스

‘철도’(『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2003)와 ‘이양선’ (『악령이 출몰하는 조선의 바다』2008) 등을 통해 근대의 역동적이고 중층적인 가능성의 세계를 특유의 박람강기와 수려한 문장으로 소개해온 박천홍 선생(아단문고 학예연구실장)이 새로운 사실을 찾는 과정과 집필에 7년의 공력을 들여『활자와 근대』를 내놓았다. 

‘1883년, 지식의 질서가 바뀌던 날’이란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식 연활자로 인쇄한 「한성순보」와 「한성주보」, 단행본 출판사 ‘광인사’ 등 신식활자문화의 기원을 이루는 시공간인 18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근대 연활자 인쇄술이 조선의 근대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특히 신문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양식으로 인해 조선 사회의 의사소통 구조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상상했고 꿈꾸었는지 살펴본다. 오늘날 우리가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지식과 정보, 개념 등을 낯선 시선과 감각으로 다시 들여다봄으로써 오늘날의 세계를 새롭게 해석해낼 가능성을 찾아보려는 것이 이 책을 낸 이유이다. 

당시 조선 정부가 구입한 ‘푸트 인쇄기’의 수입 경로, 「한성순보」의 발행부수와 가격, 박문국 장인들의 종류와 인건비, 활자체 등 박천홍 선생이 새롭게 밝힌 사실들은 흥미롭다. 저자는 근대 출판의 기원을 다룬 이 책 『활자와 근대』 다음으로는 20세기 초반, 근대적 지식과 문화를 만드는데 참여했던 사람들을 기록하는 데 힘쓸 생각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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