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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한국, 남자 - 귀남이부터 군무새까지 그 곤란함의 사회사

by 글쓰남 2018.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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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 10점
최태섭 지음/은행나무

여성을 주체로 고찰하는 페미니즘의 다양한 문제에는 늘 반작용이 되는 남성들의 문제가 짝패처럼 붙어 다닌다. 출산의 고통에는 군 복무의 의무가, 전업 주부의 육아 스트레스에는 회사를 등질 수 없는 가장의 무게가 등가로 논의되듯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과 젠더 문제를 다뤄온 책이 여성의 문제에 주목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 반례로서의 남성 문제에 대해 고찰해볼 때다. 

이에 전작 《잉여 사회》를 통해 주목받았던 젊은 사회학자 최태섭이 30대, 남성, 사회학자의 시선으로 지금 페미니즘의 물결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한국 남성성을 고찰하고 그 한국 남성성을 만들어온 한국 남자의 사회사를 꾸렸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남성들의 몰락을 소개하고 그 양상이 한국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를 소개한 뒤, 한국 남성성의 특징을 만들어온 한국 남성의 역사를 되짚는다. 

동서고금에서 ‘남성적’이라 칭한 무(武)를 천시하고 생활 감각 없이 글이나 읊던 조선의 선비들이 식민지 시기와 6?25,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 독재 정권, 90년대의 짤막한 방종, 그리고 IMF를 거치면서 어떤 모습을 띠게 되었는지 역사적 흐름에 따라 짚어나간다. 마지막으로 동시대의 하위문화에 조예가 깊은 저자의 특징을 살려 21세기 현재 그 한국 남성성은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페미니즘의 렌즈로 보기에 문제적인 상황에서 한국 남성들은 어떤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과연 한국의 남성성은 이대로 괜찮을까? 억울함을 호소하며 젠더 감수성은 모른 체하며 백래시만 시전하면 괜찮은 것일까?


이 책이 다루고자 하는 것은 한국 남자라는 곤란한 존재들이다. 이 곤란함은 이중적이다. 한국 남자는 그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이상적인 상을 현실로 구현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그 실패를 언제나 다른 사회적 약자들 특히나 여성의 탓으로 돌려왔다. 사회적으로는 폭력과 억압의 주체이고, 내적으로는 실패와 좌절에 파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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