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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학교가 꿈꾸는 교육, 교육이 숨쉬는 학교

by 글쓰남 2018.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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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전문성이 존중받고 교육의 다양성이 바로설 때

진정한 교육혁신이 시작됩니다. 


2018년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지난 4년간의 공교육 현장을 돌아보는 교육비평서가 출간되었다. 서유재 교육서 시리즈 ‘함께교육’의 두 번째 책이자 지난해 출간되어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 사이에서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안녕하십니까 학교입니다』의 저자 권재원이 2014년부터 각종 매체에 발표했던 교육 칼럼 등을 모아 수정 보완한 글이다. 저자는 2010년을 1기 진보교육감 시기로, 2014년을 2기 진보교육감 시기로 본다. 이제 다시 민주정권이 들어선 현 시점에 우리 공교육이 처한 현실과 그간의 공과를 진단해 보고 더불어 학교와 교사는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해야 할지 질문과 그에 대한 대안을 담고 있다. 


『학교라는 괴물』 그 두 번째 이야기 : “결론은 ‘다시’ 교육이다” 


저자는 2010년 곽노현 교육감 시절, 교육정책팀에서 서울 진보교육의 다양한 정책사업을 펼치는 데 일조하던 중 취임 2년 만에 곽노현 교육감이 물러나면서 좌절의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 썼던 글을 모아 2014년 저자의 첫 교육비평서이기도 한 『학교라는 괴물』을 출간했다. 이후 이 책을 본 교사들이 모여 북콘서트를 열었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교원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이 결성되었다. 현재 ‘실천교육교사모임’의 고문으로 활동 중이기도 한 저자는 교육정상화를 위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보통의 학생, 교사, 학부모의 목소리’를 귀담아듣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며 이를 토대로 한 교육정책의 디테일은 ‘교육 현장’에서 시작되고 완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2기 진보교육감 시대를 진단하고 성찰한 이 책이 다시 시작될 4년간의 교육정책 결정과 시행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교육 다양성 · 교육 전문성 · 교육 자주성을 위한 길 


1장 ‘진보와 보수를 넘어, 다시 교육’은 교육과 정치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진보교육감이 대거 선출된 2014년은 ‘세월호참사’의 영향이 결코 적지 않았다. 일등제일주의, 경쟁지상주의 중심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경각심의 결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진보교육감 시대라 할 만했던 지난 4년간 우리 교육은 ‘진보’했을까? 저자는 진정한 의미에서 ‘진보’도 ‘보수’도 없었다고 말한다. 당장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 교장공모제, 수시·정시 비율을 두고 씨름 중인 입시제도, 학교생활기록부종합전형 논란, 교사 증원 및 감축 문제, 특목고 및 자사고 폐지 등 첨예하게 대립 중인 교육 사안들만 보아도 우리의 교육정책이 얼마나 모순되고 허술한 토대 위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교육법령에 대한 연구와 입법운동’을 교원단체와 교원노조의 중요한 활동 방식으로 채택하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를 통해 이른바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프레임에 따라 움직이는 교육부 관료들을 견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학교와 교사의 진정한 의미를 묻다 


1장이 학교 밖에서 정치적 프레임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교육 정책 현안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담고 있다면 2장 ‘학교의 의미, 교사의 자리’는 학교 현장으로 들어간다. 세월호참사 이후 떠오른 ‘안전 문제’와 이를 위한 ‘민주시민 교육’, ‘혁신학교’ 및 등교시간과 등교지도, 학생인권과 교권에 대한 생각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교사의 행정 업무를 비롯,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유지되고 있는 학교문화에 대한 매우 분석적인 비판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까지 분명하고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어 눈여겨보게 된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학교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 교육이 모든 일의 중심에 있고 교육이 이루어지는 교실을 위해 학교의 다른 영역이 기꺼이 봉사하는 학교”다. 이러한 당연하고도 마땅한 학교문화 속에서 교사 역시 진정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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