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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징과 돌의 노래 3 - 불타는 서경

by 글쓰남 2017.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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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과 돌의 노래 3 - 10점
김영미 지음/시간여행

화려함과 활기로 가득한 천 년 전 고려

다른 세상, 다른 사랑을 꿈꾼 네 젊은이의 이야기


김영미 장편소설 《징과 돌의 노래》는 고려 중기 묘청의 난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각자 짐을 안고 있다. 고려 최고 권세가의 아들이면서도 말 못 할 비밀을 지니고 살아가는 돈후, 아픈 과거 때문에 마음을 닫은 온요, 아버지와 가문을 등진 운, 고려와 섞일 수 없는 이방인 나란. 각자의 상처를 안고 있는 네 젊은이가 서로를 만나 싸우고, 사랑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소설은 아프고 아름답게 그렸다. 


작품에는 천 년 전 고려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지도를 그리듯 묘사된 개경 거리, 탄탄하게 고증된 복식과 제도, 귀족, 상인, 노비, 장인, 추쇄꾼 등 다양한 사람들, 언어와 풍물을 통해 전해지는 그 시대의 문화와 습속을 느껴보는 것은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시대 분위기를 살려내는 정갈한 문장이 멋과 향취를 더한다.


권세가 김부식, 혁명가 묘청과 정지상, 의뭉스러운 임금 인종 등 실제 역사 인물의 활약도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한다. 이들은 권력을 위해, 이상을 위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밀어붙인다. 그러나 그들이 꿈꾸는 고려는 결국 백성의 삶과 닿지 못한다. 권력을 쥔 이들이 다투는 사이 억압받고 소외되는 소설 속 젊은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오늘날 고단한 청년들의 삶과도 닮았을지 모른다. 이들의 싸움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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