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바다에 고래가 있어 - 다지마 유코 지음, 이소담 옮김, 이영란 감수/북트리거 |
“왜 이 고래는 죽어야만 했을까?”
해양 포유류 죽음의 수수께끼를 쫓아 어디든지 달려간다!
세계에서 고래를 가장 많이 해부한 여성 해양동물학자,
그가 들려주는 슬프고도 유쾌한 고래 이야기
세계에서 고래를 가장 많이 해부한 해양동물학자가 해양 포유류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리는 책이다. 일본에서는 연간 3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매일같이 해안에 고래, 돌고래가 떠밀려 오는데, 대부분 바다에 돌아가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 저자 다지마 유코는 그런 해양 포유류의 사체를 부검해 사인이나 좌초(해양 포유류, 특히 고래가 해안가로 올라와 죽게 되는 현상)의 이유를 밝히는 일, 또 100년, 200년 후에도 남을 박물관 표본으로 보관하는 일을 20년 넘게 해 왔다. 책은 그 일상을 세세하게 들여다본다. 한편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양 생태계 최상위에 포식자인 돌고래와 고래 등의 몸속에 축적되는 유해 물질 등을 다루며 해양오염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도 한다.
고래의 좌초 소식이 들려오면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 어디든 쏜살같이 달려가는 저자의 책은 해양동물의 안녕을 바라는 이들, 막연히 고래를 동경하는 이들, 고래와 함께하는 직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심해의 비밀을 알려 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고래 사체 해부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래, 돌고래, 물범, 듀공 등 한때 인간처럼 손과 발이 있었던 해양 포유류에 대해 귀중한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 특유의 위트 넘치고 생기발랄한 문체가 재미를 더한다.
포유류인 고래는 어째서 육지를 버리고 바다를 선택했을까?
바다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진화를 거쳤을까?
또 어째서 해안에 떠밀려 오는가?
나는 매일매일 고래를 해부한다
모래사장에 떠밀려 온 무수한 고래들
매년 일본에서는 300건이 넘는 좌초(Stranding) 보고가 들어온다. 좌초는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에 일단 좌초 보고를 받으면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좌초에 대처해야 한다. 좌초 조사는 시간과의 싸움인데, 해양 포유류는 사체로 좌초할 때가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개체의 부패가 진행되어 부검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신체의 모든 부분을 관찰하고 열어 보고 필요한 경우 실험실에서 심화 검사를 한다. 야생동물은 살아 있는 동안의 정보가 없으므로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를 사체로부터 추적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부검 이외에 저자의 주된 업무는 국립과학박물관에서 표본을 만드는 일이다. 해양 동물의 죽음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사체가 간직한 귀중한 정보를 조사해 표본과 함께 미래를 위해 남기는 것이다. 그를 통해 먹이 활동을 하는 해양생태계가 바뀌었는지, 육지에서 오염물질이 너무 많이 내려오지는 않는지 등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바다의 상태를 알 수 있다.
저자가 20여 년 동안 2,000마리가 넘는 고래를 해부하게 된 계기가 있다. 바로 인간과 같은 엄연한 포유류인 고래가 육지로 올라와 잘 살다가 어째서 다시 바다로 돌아갔는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즉, 저자는 사체 하나하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각별하게 귀를 기울이며 해양 포유류는 왜 육지를 버리고 바다를 선택했는지, 바다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진화를 거쳤는지, 또 어째서 해안가에 떠밀려 오게 되는지에 대한 원초적인 호기심을 내내 붙들고 살아왔다. 이 책에는 그러한 질문들과 저자가 지금까지 발견한 나름의 답들이 담겨 있다.
해양 포유류 사체가 들려주는 환경에 대한 경고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길은 무엇일까?
저자는 조사 현장에 서면 늘 생각한다. “왜 이 고래는 죽어야만 했는가, 우리 인간의 생활이 고래의 사인에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해양오염이 해양동물의 좌초와 관련 있다는 이론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해양 플라스틱의 약 70퍼센트가 하천에서 유입되는데, 이는 ‘플라스틱의 악순환 제1장’이 인간의 생활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대왕고래 새끼의 위에서 해양 플라스틱이 발견된 사례를 살펴보면서 해양 생태계가 처한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특히 플라스틱 조각에 흡착해 농축되는 환경오염물질인 POPs(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잔류성유기오염물질)를 집중 조명하는데, 이는 POPs의 감소를 목표로 하는 ‘스톡홀름협약’이 발효될 정도로 위험성이 높은 물질이다. 일반적으로 POPs는 먹이사슬을 통해 작은 생물에게서 큰 동물로 옮겨지고, 그때마다 점점 농축된다. 따라서 바다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고래나 돌고래 같은 포유류는 고농도 POPs가 농축된 먹이를 일상적으로 먹는다. POPs의 영향은 인간에게도 남 일이 아니다. 육상에서도 먹이사슬을 통해 POPs가 생물 체내에 축적된다. 즉, 육상 먹이사슬의 정점인 인간도 고래나 돌고래와 마찬가지로 고농도 POPs가 든 식품을 매일 먹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해양 포유류 사체에서 발견한 환경오염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며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길이 무엇인지 톺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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