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일기 - 이서희 지음/아토포스 |
기억을 탐험하고 삶의 서사를 넘나들며 관능적이면서도 매혹적인 글쓰기로 숱한 독자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던 에세이스트 이서희의 세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첫 책 《관능적인 삶》이 과거로부터 유래했던 존재의 기필하고도 절박한 관능을 다룬다면, 두 번째 책 《유혹의 학교》는 한 존재가 다른 존재에 닿기 위한, 목적어에 의지하지 않는 동사의 행위로서의 사랑에 천착했다. 이번에는 작가의 삶에 운명처럼 던져진 사랑의 서사를 다룬다. 첫 책의 존재론과 두 번째 책의 당위 사이에서 부유하던 내밀한 통증의 이유가, 세 번째 책 《이혼일기》에 담겨 있다.
“사랑은 환호와 조롱 속을 거친 풍랑처럼 헤쳐가는 일이다.”
“사랑은 그러므로 피를 흘리는 일이다. 동시에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일이다.” _ 본문 중에서.
작가의 글쓰기는 아슬아슬한 성적 감각의 충만한 자극을 경유하되 결연히 존재하는 생명의 지극한 본질까지 전진한다. 그는 감각의 표층을 위태롭게, 그러나 오랜 열망을 품은 구도자의 태세로 부유한다. 관능의 문장은 필사적이고 관능의 서사는 생동하며 관능의 존재는 당신을 매혹한다. 작가는 매혹하기 위하여 고통받는 자다. 미려한 문장들로 수놓은 작가의 서사는 진실을 해명하기보다는, 다만 진실을 믿어버린다. 사랑한다는 언명은 실은 그러한 것이기에.
“이해는 언제나 뒤늦게 도착한다. 우리는 대체로 오해로 만나서 오해로 인연을 맺고 오해로 헤어진다. 진심은 결국 절실한 오해들의 부스러기 같은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진심으로 엮이는 자들은 운이 좋은 것. 이해는 인간의 몫이 아니거나, 정말 운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나 일어나는 기적 같은 것. 그러므로 사랑한다면 운명처럼 사랑하는 수밖에.” _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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