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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아방가르드 프런티어 - 러시아와 서구의 만남, 1910~1930

by 글쓰남 2017.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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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 프런티어 - 10점
게일 해리슨 로먼 & 버지니아 헤이글스타인 마쿼트 엮음, 차지원 옮김/그린비

아방가르드 프런티어 : 러시아와 서구의 만남, 1910~1930은 사회주의 소비에트 러시아가 시작된 엄청난 격변기에 나타난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지적, 실천적 작업에 관하여, 그리고 서구에서 나타난 반향과 상호작용을 다루는 흔치 않은 책이다. 

이제 또한 과거 역사의 한 장이 되어버렸지만, 소비에트 러시아는 과거의 제정 러시아제국과 현재의 러시아를 잇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의 한 장이다. 소비에트 러시아는 그 자체로 거대한 실험의 시대였다. 이 책이 다루는 아방가르드 예술은 사실상 그 거대한 실험의 시대를 이해하는 시작이자 끝이다. 아방가르드는 이 시기 러시아를 뒤흔든 엄청난 사회적 격동의 정신적 실체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과거의 질곡을 벗어버린 아름답고 새로우며 자유로운 삶에의 꿈이었다.


‘세기말’ 유럽을 지배하던 종말론적 염세와 회의의 분위기와 더불어 나타났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 낙관적 유토피아주의는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을 통해 가장 전면적으로 표현되었다.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려 했던 러시아의 열망을 누구보다도 앞서 실현하고자 했다. 문명의 위기와 역사의 격랑을 가장 앞에서 헤쳐나가며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삶의 실현 가능성을 믿은 그들의 이름이 바로 아방가르드였다.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결코 고립적이거나 갑작스러운 문화현상이 아니었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이르러 역사상 가장 최고조에 달했던 러시아 문화예술의 개화(開花)는 지난 세월 러시아가 서구유럽세계와 활발하게 이루었던 지적 교류의 소산이었다. 19세기 전반까지도 러시아가 서구 문화를 뒤따라갔다면, 19세기 말부터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은 오히려 그동안 뒤따라가야 했던 서구 문화와 예술을 적극적으로 추동하고 견인하며 문화의 중심에 섰다. 


세기 말 발레루스는 파리에 등장하여 유럽을 충격과 놀라움에 빠트렸으며 이후 유럽 발레예술을 주도했으며 발레루스와 협업했던 ‘예술세계’의 무대미술은 파리의 문화적 유행을 주도했다. 러시아 미래주의는 혁명의 예술이 되면서 유럽 모더니즘이 가졌던 세계 변혁의 의지를 선봉에서 이끌었다. 러시아 구성주의자들은 유럽 사회주의자들에게 사회변혁의 기획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아방가르드 프런티어는 이러한 역동적인 아방가르드 예술의 면면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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